[사설]5%대 진입한 미 기준금리, 한미 금리차 줄여 나가야

논설 위원I 2023.03.24 05:01:00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연 5%대에 진입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그제(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다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4.5~4.75%에서 4.75~5%로 높아졌고,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1.5%포인트로 커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5%대에 들어선 것은 2007년 이후 16년만이다.

미 연준은 은행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지난 1년 동안 4회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포함 총 9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5%대까지 끌어 올렸다. 유례 드문 공격적 긴축의 여파로 미국내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데 이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등 금융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동결 예상이 나왔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았다. 금융 불안 확산 위험이 있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미 연준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난달 3.5%에서 멈춰섰다. 올들어 경기 침체와 수출과 고용 등의 경제 상황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빗나가고 있다. 금리 칼자루를 쥔 FOMC 위원들이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공개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5.1%로 향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1.5%포인트로 23년만에 다시 역대 최대치까지 벌어졌다. 연준의 추가 인상이 나올 경우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더 벌어지게 된다. 이는 환율 불안과 자본 유출을 자극할 위험이 크다. 원화 가치는 이미 지난 2월1~3월8일 사이에만 6.8%나 하락해 G20 국가 중 러시아 루불에 이어 최약체 통화로 전락하고 있다. 한은은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유념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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