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새 천당지옥 오간 이준석·윤석열[국회 말말말]

권오석 기자I 2022.01.08 07:00:00
[이데일리 송주오 권오석 기자] 극한 대립 구도를 형성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기까지 그날 하루는 전쟁과도 같았다. 새롭게 발족한 선거대책본부의 인사를 두고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정면 충돌한 데 이어, 원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사퇴 결의안을 채택하려 하는 등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당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후보는 권영세 선대본부장의 사무총장 겸임과 이철규 의원의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을 상정하려 했다. 이 대표는 거부권을 행사했고, 결국 권 본부장의 사무총장 임명안엔 찬성하기로 선회했다. 다만 이철규 의원의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은 끝내 반대했다.

이 대표는 이 의원을 향해 “당 대표를 모욕하고 욕지거리를 해대고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하자고 한 사람”이라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권 본부장이 “(이 대표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반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가 끝내 이 의원의 임명을 거부하자 윤 후보는 “좀 기다려보다 답이 없으면 둘 다 임명하겠다”고 회의실을 박차고 나갔고, 당무우선권으로 임명을 강행했다.

이를 지켜보던 원내 의원들은 결국 `폭발`했다.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은 원내지도부의 제안으로 이 대표 사퇴 결의안에 대한 난상토론을 진행했다.

의총장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성토대회가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사이코패스’‘찌질이, 꼰대가 되지 말라’라고 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한다. 심지어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거론하면서 ‘자진 탈당 후 무죄를 소명 받은 뒤에 복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시간 30분 간의 토론에도 사퇴 촉구 결의안 채택을 합의하지 못한 이들은 오후에 다시 의총을 재개, 모두발언을 공개하는 조건으로 이 대표를 의총장에 불러냈다.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한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그는 “냉정하게 오늘의 현실을 되짚어보면, 우리가 10%포인트 차로 뒤지는 여론조사를 곳곳에서 경험한다. 이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늘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아 ‘이준석 복귀’를 명령한다면, 지정해준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면서 “하지만 그 방식으로는 대선 승리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젊은층 지지는 절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곧바로 비공개 의총으로 전환됐고, 예상외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의원들과 이 대표 간 일문일답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의원이 이 대표에게 ‘향후 또 도망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고 이 대표는 “다시 그런 일이 있다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멸렬한 당내 자중지란을 풀기 위해 윤 후보가 결국 의총장에 등장했고,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손을 맞잡았다.

윤 후보는 의총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 않느냐. 우린 국민의힘에 같이 뼈를 묻고 함께하기로 한 사람들이다. 화해라고 할 것도 없다”며 “분골쇄신해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대표는 “유일하게 두려운 것은 이기지 못하는 것 뿐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이기기 위해서 힘을 합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위해 협력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윤 후보와 신뢰를 구축해서 실망스러웠던 모습을 사과드리고 선거 승리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 즉석으로 제안,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 자가용을 타고 평택 공사장 화재 현장에 마련된 빈소로 가자고 했고 윤 후보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 사퇴 결의안은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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