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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의 타임머신]`삼성맨`이 되기 위한 관문 `GSAT`

양희동 기자I 2019.10.19 04:30:23

20일 오전 韓 5곳 美 2곳 등 총 7곳서 치러져
1995년 '열린 채용' SSAT 도입..20년 지속돼
미전실 주도 2015년 'GSAT'로 통합 변경
2017년 그룹 해체 당시 폐지 위기도 겪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지난 4월 14일 진행된 올 상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오는 21일에는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과 미국 뉴어크·로스앤젤레스(LA) 등 7개 지역에서 하반기 GSAT가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맨’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인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삼성직무적성검사)가 오는 20일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국내 5곳과 미국 뉴욕·LA 등 해외 2곳 등 총 7곳에서 치러질 예정입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삼성고시’라 불리는 이 시험은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4과목·110문항으로 출제되며 시험시간은 115분입니다.

삼성은 1995년 하반기 공채부터 GSAT의 전신인 SSAT(SAMSUNG APTITUDE TEST)를 도입하며 ‘열린 채용’을 진행해왔습니다. 당시 대학 입시도 1994년부터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가 사고력을 강조하는 ‘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뀐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SSAT 이전까지 삼성은 공채에서 각 계열사 및 직무별 전공 지식을 측정하는 필기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SSAT는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지각력, 지각속도 등 5개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당시 IQ테스트(지능검사)와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삼성의 공채 시험 변화는 다른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쳐 현대차·LG·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모두 SSAT와 유사한 형태의 직무적성검사로 전환했습니다. 삼성은 SSAT를 도입한 이후 20년 간 열린 채용 제도를 통해 서류전형 없이 지원자 전원에게 응시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에 SSAT는 ‘삼성 수능’이라 불리며 매년 약 20만명이 응시했습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삼성은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기업”이란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류 전형 없는 SSAT 방식은 입사 지원 만하고 실제 시험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허수(虛數)가 많아지는 부작용도 생겨났습니다. 이로인해 삼성은 당시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 주도로 개선안을 마련해 2015년 하반기부터 해외직무적성검사였던 GSAT 방식으로 통합·전환했습니다. 또 서류전형에 해당하는 에세이 제출 방식의 ‘직무평가’를 통해 GSAT 응시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약 20만명에 달하던 SSAT 응시생은 GSAT에선 2만~3만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SAT는 시행 2년 뒤인 2017년 폐지될 위기도 맞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해 2월 구속 기소되고 미전실 및 그룹 해체 등이 이어지며, 그룹 단위 공채인 GSAT도 계열사 별 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GSAT 방식을 유지하며 삼성 계열사들이 함께 진행하는 상·하반기 공채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론 냈습니다.

그동안 알려진 GSAT 관련 정보를 종합해보면 이 시험은 출제는 삼성경제연구소(SERI)와 각 계열사 등에서 차출된 약 20명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문제를 출제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TF는 시험 일주일 전 합숙하며 기존 출제 패턴에 맞춰 난이도 조정 및 정보 업데이트 과정을 거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은 GSAT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리지만 영역별로 과락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오답은 감점 처리되기 때문에 잘 모르는 문제라면 풀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 GSAT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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