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잘해도 너무 잘하는 이강인…골든볼 수상 보인다

임정우 기자I 2019.06.12 06:56:57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전반 한국 이강인이 코너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잘해도 너무 잘한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으로 이끈 이강인(18·발렌시아)의 이야기다.

이강인이 10번을 달고 뛴 한국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U-20 폴란드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에콰도르를 1-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FIFA가 주관하는 남자축구대회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의 승리를 이끈 건 이강인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세네갈과의 8강전까지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도 빛났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왼발 패스로 최준(20·연세대)의 결승골을 도왔고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강인의 왼발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이강인이 중앙이나 측면을 돌파한 뒤 뿌려주는 패스는 날카로움 그 자체다. 그는 세네갈과의 8강전 1골 2도움 등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5개의 공격 포인트(1골 4도움)를 왼발로 기록했다.

코너킥, 프리킥 등 정지된 상황에서도 이강인의 왼발은 돋보인다. 한국이 이날 터뜨린 결승골도 이강인의 왼발에서 시작됐다. 전반 39분 하프라인 앞쪽에서 프리킥을 준비하던 이강인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던 최준과 눈이 마주쳤고 한 박자 빠르게 땅볼 패스를 찔러줬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패스를 받은 최준은 침착하게 에콰도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강인은 오세훈(20·아산), 이지솔(20·아산) 등에게 공을 정확하게 배달하는 도우미 역할도 완벽하게 해냈다.

이강인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단순히 공격 포인트로만 설명할 수 없다. 그는 특유의 볼키핑과 탈압박 능력으로 공격을 조율하고 있다. 상대 2선을 오가며 양질의 패스를 뿌려주고 적극적인 배후 침투로 득점에 관여하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이강인은 U-20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강인은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는 상대 패스를 미리 예측해 여러 차례 끊어내는 것은 물론 역습 상황에서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투지로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에 결승을 선물한 이강인은 이제 U-20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 골든볼(MVP) 수상에 도전한다.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골든볼은 결승에 진출한 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에서 5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강인도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다닐로 시칸(4골·우크라이나), 세르히 부레트사(3골 2도움·우크라이나) 등과 골든볼을 놓고 경쟁한다.

U-20 월드컵 역대 골든볼 수상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1979), 세이두 케이타(말리·1999),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2005), 세르히오 아게로(아르헨티나·2007), 폴 포그바(프랑스·2013) 등이 골든볼을 받았다. 이강인이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2019 폴란드 월드컵 골든볼 수상자에 이름을 올려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후반 이강인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코너킥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달려 자기 위치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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