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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신도시 상가 '완판'인데..위례신도시 상가는 '텅텅', 왜?

박민 기자I 2018.07.24 05:20:00

주택 이어 상가 시장도 양극화
'힐스 에비뉴 별내' 경쟁률 14대1
역세권·대단지 수요에 투자 쏠려
위례·다산은 높은 분양가가 발목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민 기자] 주택시장에 이어 상가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역세권이나 대단지 배후수요를 둔 신규 분양 상가는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잇따라 완판(모두 판매)하는 반면, 그동안 공급이 많았던 위례신도시, 다산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 내 상가는 1억~2억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임차인도 구하지 못해 빈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에 대한 규제 강도가 높아지자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집객수요와 임대수익률이 담보되는 곳에만 투자자들이 몰리다보니 상가 시장도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 신규 상가는 ‘매수세’가 붙고 있고, 기존에 높은 가격에 분양해 더 이상 임대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상가는 ‘매도세’가 맞물리며 정 반대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옥죄자 신규 분양 상가 ‘투자자’ 쏠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5일 현대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역세권에서 분양한 상업시설 ‘힐스 에비뉴 별내 스테이원’가 총 63개 점포를 분양한 결과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계약면적만 약 1만 1800여㎡로 축구장 약 2배 크기의 상가가 하루 만에 모두 완판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 상가는 그랑시티자이 단지 내 상가로 총 117개 점포로 구성됐다. 상가 입찰에서 최고 82대 1, 평균 약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부영주택이 경북 김천혁신도시에서 공급한 ‘사랑으로 부영’ 아파트 1단지 내 상가(10실)도 최근 지방 주택 시장 침체 속에서도 하루 만에 계약을 끝마치는 저력을 보이며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상가의 공통점은 공실 걱정이 덜하다는 것이다. ‘힐스 에비뉴 별내 스테이원’의 경우 별내역세권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한 만큼 유동인구가 많아 임차인 구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랑시티자이는 아파트 1·2차 합해서 6600가구, 오피스텔 1053실이 같이 들어서 단지내 수요만 해도 상가 공실이 날 위험은 적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낮은 분양가도 청약 호조에 한몫 했다. ‘힐스 에비뉴 별내 스테이원’의 경우는 3.3㎡당 2200만원 수준으로 위례나 다산 등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 보유세(종합부동산세) 개편안 등의 주택시장 규제를 연달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단지 내 신규 상가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고, 기존 상가에 비해 권리금도 없는데다 비교적 소액인 계약금 만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인기를 끈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다산·미사 공실 속출...임대료 내리고 급매

일부 지역의 신규 분양 상가가 수십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기존 상가는 부동산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꺾이며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상업시설 거래량은 1만4934건으로 직전 5월(1만6704건) 대비 10% 줄었다.

특히 위례신도시·미사강변도시·다산신도시 등의 수도권 신도시 상가들은 매매거래는 커녕 임차인도 찾지 못해 공실까지 속출하고 있다. 한때 저금리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이 큰 인기를 끌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점점 높인 탓에 임대료도 덩달아 올랐지만 들여오려는 임차인이 없어 급기야 ‘공짜임대’ 상가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A공인 대표는 “위례는 수요 대비 공급물량이 많은데다 임대료도 높다보니 공실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에 임차인에게 3개월 임대료 무료는 기본이고 이마저도 부족해 6개월 무료 조건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실이 늘면서 기존에 분양받았던 금액보다 1억∼2억원 가까이 싼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위례신도시는 2014~2015년 분양 활황기때 상가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에서 일부 입지가 좋은 곳은 600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위례중앙타워 등 일부 상가는 분양가가 최고 1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임대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도 임차인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 역시 위례신도시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상가는 넘쳐나는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다보니 결국 공실을 버티지 못하고 분양가 이하로 ‘손절매’라도 하려는 급매도 나오고 있다. 하남시 풍산동 S공인 대표는 “미사지구는 한 때 없어서 못팔 정도로 상가 분양이 인기를 끌며 3.3㎡당(공급면적 기준) 분양가가 6000만원을 넘는 곳도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 공실을 견디지 못해 팔려고 내놓은 물건 가운데 분양가 보다 낮은 3.3㎡당 5000만원 이하로 값이 떨어진 상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미사·다산 신도시에서 트램이나 지하철 연장사업 등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교통망 확충 계획이 늦어지면 유동인구가 늘기에 한계가 있고 교통불편 때문에 이사를 고려하는 거주자도 많다”며 “이들 신도시에서 상가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올해 3월부터 1금융권에 도입됐던 RTI 규제가 연내 상호금융·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신규 매매수요가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더 나빠졌다”며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상가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권 행사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 역시 상가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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