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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사람을 정보와 서비스에 연결하는 수단인데, 가상융합세계인 메타버스를 겨냥한 VR기기나 안경 등이 주목받는다. 메타(옛 페이스북)가 오큘러스를 밀고, 애플이 증강현실(MR)헤드셋을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5G 장비 부문에서 동맹 관계를 돈독히 하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토종 플랫폼과 디바이스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손을 잡는다.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세계 무대 진출에 삼성의 VR헤드셋 공급이 더해지면 K메타버스의 글로벌 경쟁력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1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W호텔에서 개최한 ‘MWC 22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디바이스를 준비 중인데, 삼성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SKT가 파트너가 됐던 사례가 많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의 메타버스 디바이스 개발 과정에서 이프랜드와의 협업이 이뤄질지에 대한 질문에 유 대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이끄는 한종희 부회장이 MWC 현장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가 요즘 화두다. 삼성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유 대표의 화답이다.
SKT는 이번 MWC에서 이프랜드의 글로벌 버전을 공개하면서 오큘러스 퀘스트2를 쓰고 사용하는 VR 헤드셋 버전(HDM 버전)도 함께 선보였는데, 향후에는 삼성의 VR 헤드셋을 활용한 버전이 나올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디바이스 개발 단계서부터 국내 기업 간의 협업이 이뤄지면 플랫폼의 서비스 고도화가 더욱 용이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디바이스 자체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 구축 및 아바타 제어의 정교함을 높이는 일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유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과의 협업을 예고한 이프랜드와 함께 AI 반도체 ‘사피온’과 양자암호까지 세 가지 사업을 차세대 핵심 사업, 이른바 ‘넥스트 빅 테크’로 정하고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프랜드는 연내 80여개국에 진출하고, 사피온은 ‘제2의 하이닉스’로 키워 AI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양자암호에서도 IDQ 인수 이후 3년 동안 확보한 250여개 고객과 파트너사를 바탕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 6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아울러 AI 로보틱스 소포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씨메스(CMES)에 투자를 결정하고, AI 물류 로봇사업을 시작으로 서비스 로봇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유 대표는 “2025년이 되면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매출 비중을 1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묶은 기존 통신 기반 T브랜드가 아닌, 넥스트 빅 테크 사업들을 중심으로 한 AI 기반 서비스들을 ‘뉴 브랜드’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