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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서울 위성도시, 달로 번지다…추미림 '아이스 문'

오현주 기자I 2020.11.14 04:05:00

2020년 작
도시 내부구조 미리 구상한 기하학적 형태
위성도시와 궤를 같이해온 작가 인생 녹여
픽셀 조형언어로 서울 외곽서 우주로 탈출

추미림 ‘아이스 문’(사진=갤러리룩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도시의 ‘부속품’이 보인다. 정교하진 않지만 건물과 전기장치, 통신장비와 조명 등 있을 건 다 있다. 어디 신도시를 계획하는 중인가. 짐작이 틀리진 않았나 보다. 작가 추미림(38)은 끊임없이 재생산·재건축되는 도시에 관심이 있단다. ‘픽셀’을 조형언어 삼아 그 형상을 세우고 감정까지 담아낸다.

“어린시절부터 살아온 서울 외곽의 위성도시 모습”이 계기라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3~4년에 한 번씩 이사를 했고, 이후 아버지가 개업한 부동산중개소, 그 투자계획을 따라 위성도시를 맴돌며 스무 번 이상 이사했다는 거다. 그렇게 작품은 위성도시와 궤를 같이한 작가의 인생을 녹여낸 거라는데. 도시의 내부구조를 미리 구상한 기하학적인 형태 말이다.

‘아이스 문’(Icy Moon·2020)은 작가가 서울 외곽에서 탈출시킨 우주의 꿈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아름다운 우주풍경으로만 보지 말라고 한다. “그 내면에는 너무도 현실적인 기대와 희망, 좌절이 교차하는 내 위성도시 여정”에 뒤엉킨 “부동산을 둘러싼 현대사회의 단면이 들어있다”고.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옥인동 갤러리룩스서 여는 개인전 ‘위성들’(Satellites)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아크릴. 100×100㎝. 작가 소장. 갤러리룩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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