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다시 뜨는 ELS…홍콩 H지수 들어갈까 말까

권효중 기자I 2019.06.26 05:20:00

올 상반기 ELS 33조 발행, 지난해 하반기보다 1.6배 급증
H지수 ELS 수익률 5.8%, H지수 제외 ELS보다 두 배 높아
변동성 커 일부 증권사에선 H지수 ELS 권하지 않기도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H지수가 홍콩 시위로 빠질 만큼 빠진 상황이니까 충분히 주가 연계증권(ELS)로 자금이 들어올 만한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은행 직원들도 목돈 생기면 기초자산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금리 높은 것만 골라서 들어와요. 그만큼 안전하고 ELS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A은행 여의도 지점)

“H지수가 들어간 ELS는 솔직히 추천 못 드리겠고 그보다는 안전하고 조금이라도 예측 가능한 코스피200지수를 활용한 상품이 나아요. H지수는 지금도 변동성이 너무 크다 보니까…”(B증권사 여의도 지점)

5월 글로벌 증시 하락폭이 컸던 만큼 주요국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연중 고점 대비 7% 이상 급락하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ELS 특성상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은 지금이 투자할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난 주 주요 증권사, 은행 등 ELS 판매처에선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권하거나 추천하지 않는 등 의견이 갈렸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증시가 출렁거릴 수 있어 변동성이 큰 H지수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15년 쇼크 이후 상환 늘어… “저점일 때 들어와야”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ELS 발행금액(공모)은 32조92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7~12월) 19조8100억원보다 1.6배 증가했다. 폭락장이었던 5월엔 ELS 발행액이 7조1300억원에 달했고 이달 들어선 4조원 가량 발행됐다.

특히 발행액의 3분의 2가량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로 조사됐다. H지수가 들어간 ELS는 올 1~2월 2조원대에서 4월 5조원, 4월 6조원, 5월엔 5조8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한 은행 PB는 “현재 가입할 수 있는 32개 ELS 상품 중 20개 이상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며 “지수가 빠질 만큼 빠진 상황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아 지금이 가입 적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에서 추천한 ELS도 5개 중 4개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2015년 낙인(knock-in) 구간까지 급락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으나 그 뒤로 꾸준히 조기상환되며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올 들어 ELS 상환규모는 3월 6조원대에서 4~5월 9조원대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변동성이 높은 탓에 수익률이 높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H지수는 포함한 ELS의 상환수익률은 연 환산 평균 5.81%에 달했다. H지수를 포함하지 않은 ELS의 수익률이 2.6%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 너무 높은 변동성… “H지수 위험해, 차라리 다른 상품”

그러나 일부 증권사에선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권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증시의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통상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ELS는 H지수 외에 코스피200지수, 유로스탁스, 닛케이220지수 등 기초자산 3개를 묶는데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기준점 이하로 급락할 경우 조기 상환이 되지 않는다. 만기 시점에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면 그대로 손실이 확정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 회복을 전제로 ELS 발행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라면서도 “변동성이 큰 H지수에 대한 쏠림이 아직도 강한 것은 언제든지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H지수는 주가 지수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투자시 항상 위험성을 인지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지수는 2015년 5월 장중 1만4962.74까지 치솟았으나 9개월 만에 7498.81선까지 고꾸라지는 등 반토막이 난 바 있다. 올해 연중 고점(11881.68)과 저점(9761.60)도 20% 가량 차이가 난다.

증시 변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선 ELS보다 다른 상품을 찾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직원은 “ELS는 수익률이 높아봤자 연 4~5%이기 때문에 무역분쟁 이슈 등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H지수 ELS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며 “원유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DLS) 등도 수익률이 10% 정도로 높기 때문에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스텝다운형 ELS(주가연계증권)

ELS는 보통 3년을 만기로 가입 후 3~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상환 조건을 만족시키는지를 판단해 상환 여부를 결정한다. 스텝다운형은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시보다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상환되는 구조다. 다만 낙인(Knock-in) 조건이 있는 ELS는 기초자산이 낙인 구간(통상 가입시 가격의 60% 이하)에 진입할 경우 만기시엔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해야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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