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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장기채 발행 '속도조절'…"향후 몇분기 늘릴 계획없다"

김상윤 기자I 2024.02.01 03:17:00

美 재무부 1분기 장기채권 발행 계획 발표
공급 부담 따른 금리상승 우려한 월가 '반색'
"국채발행량 많지만, 더는 증가 없다에 희망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재무부가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향후 3개월간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경매에 나선다. 다만 장기물 국채금리가 다시 튈 우려를 고려해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발행을 늘리기로 했다. 또 예상 차입수요를 고려해 적어도 향후 몇개 분기 동안 국채 입찰 규모를 더 늘어나지 않을 것으리고 밝히는 등 국채발행 ‘속도조절’에 나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 제공)
미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간) 다음달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1051억달러 채권 상환을 위해 다음주에 1210억달러 국채를 입찰에 부쳐 159억달러 이상의 추가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분기(1120억달러)보다 소폭 늘어난 규모다. 월가의 추정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입찰은 다음달 6일 3년 만기 540억달러를 시작해, 10년 만기 420억달러(7일), 30년 만기 250억달러(8일)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월가는 특히 재무부의 이번 분기(2024년 2월~2024년 4월) 국채 발행 계획 발표를 주목했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물 발행을 대폭 늘릴 경우 공급 부담에 금리가 다시 급등(가격 추가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재무부는 장기물 국채 발행을 예측 가능한 원칙에 따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재무부는 이번 분기 2년물과 5년물 입찰 규모는 매달 30억달러씩 늘릴 계획이며, 3년물은 매달 20억달러 7년물은 매달 10억달러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1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20억달러, 10억달러씩 증가한다.

이에 따라 4월말까지 2년물, 3년물, 5년물, 7년물의 입찰 규모는 각각 90억 달러, 60억 달러, 90억 달러, 30억 달러씩 늘어난다. 10년물과 30년물은 60억달러, 30억달러 증가한다. 재무부는 “현재 예상 차입수요를 고려할 때, 적어도 향후 몇분기동안은 오늘 발표 이상으로 장기 또는 중기 채권 발행을 추가로 늘릴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아울러 예상치 못한 차입 수요 변화를 고려해 단기재정증권(T-bill) 등 단기물을 더 많이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미만의 만기가 도래하는 T-빌은 일반적으로 국채 충격 흡수 수단으로 활용된다.

시장은 장기채 공급이 예상을 뛰어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심한 분위기다. 재무부는 지난해 8월 장기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된 이후 과도한 장기채 공급 우려가 커졌고, 10년물 국채금리는 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ING의 미주 지역 리서치 책임자인 파드라익 가비는 “국채 발행량이 대체로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은 좋은 소식이다”며 “여전히 국채발행량이 무섭지만, 더는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희망적이다”고 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이날 오후 1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4bp(1bp=0.01%포인트) 내린 3.963%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7.2bp 하락한 4.206%를 나타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11.9p하락한 4.24%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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