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장기화 우려가 있지만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경색 등도 고려해야 해 추가 금리 인상도, 인하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금리 기대를 어떻게 관리해나갈 것인지가 주된 과제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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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뚜렷한 ‘매파’(긴축 선호) 의견을 가진 한 금통위원은 1월 금통위에서 “물가상승률이 빠른 시일 내에 목표 수준 가까이 수렴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금통위원들이 장기간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아니더라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금리를 내린다면 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올라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현재 경기가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급격하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를 지금 다 잡은 것처럼 하다간 1970년대 있었던 또 다른 웨이브(wave)를 경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를 잡았다고 오판해 금리 인상·인하를 반복하는 ‘스탑앤고(Stop and go) 함정’에 빠졌다. 물가가 잡혔다는 확실한 신호가 올 때까지는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한은이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장의 기대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윤수 교수는 “중앙은행이 물가 억제 기조를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하준경 교수는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뛰고 있지만, 작년 가을 금융경색 등도 고려해 한은이 ‘매’(긴축 선호)와 ‘비둘기’(완화 선호) 얘기를 섞어 시장 쏠림을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를 한 방향으로 조정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은행과 시장간의 괴리는 역사적으로 늘 있어 왔던 만큼 괴리가 크지 않다면 개입하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되도록 놔두는 것이 낫다”며 “중앙은행도 미래를 안정적으로 예측하기엔 지정학적 요인 등 불확실성이 커 어느 한 방향으로 명확하게 선을 긋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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