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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돋보기]격동하는 금융시장...리츠 성장 기회로 삼아야

송길호 기자I 2022.05.16 06:15:00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의 성과가 급격히 악화되어 투자자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반면 상장 리츠는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달 말 상장 예정인 마스턴프리미어 제1호 리츠의 경우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로부터 높은 청약율을 이끌어냈다. 기존에 상장한 리츠의 가격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는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과거 국내 리츠시장은 기관투자자 위주의 시장 구조로 인해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성에 제약이 존재했다. 2018년말 전체 리츠 수는 219개에 달했지만 상장 리츠는 5개에 불과해 일반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리츠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상장 리츠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에 힘입어 리츠의 신규 상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이달 현재 상장 리츠는 19개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6000억원에 불과하던 리츠의 시가총액은 최근에는 8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장 리츠의 투자 대상도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국내 오피스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다. 그러나 상장 리츠 수가 늘어나면서 물류센터, 임대주택, 주유소, 호텔, 해외부동산 등으로 투자대상이 확대됐다. 투자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단일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설정되었던 구조가 최근에는 다수의 자산을 기초로 설정되고 있고,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자산 편입을 통해 외형성장과 내재가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국내 상장 리츠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안정적인 배당과 낮은 가격 변동성의 특성을 지닌 리츠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배당소득세의 분리과세와 저율의 세율을 적용하는 세제혜택도 투자 유인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위험은 존재한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 미국의 리츠 가격은 30% 정도 하락했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1년 이상 걸렸다. 전염병 확산에 따른 셧다운과 같은 환경 변화가 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을 악화시키고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리츠 가격을 하락시킨 요인이다. 이와 같이 부동산 임대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여건의 변화나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시장의 변화는 리츠의 주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금리 상승도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리츠를 발행하는 부동산투자회사는 주식 발행과 함께 차입을 통해 부동산 투자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금리 상승은 차입 조건을 변화시켜 리츠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금리 상승은 부동산 가격과 섹터별 임대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과거 금리 상승기에 미국의 상장 리츠 가격의 변화를 살펴보면 임차기간이 짧은 자산은 임대가격 전가 등을 통해 영향을 적게 받았던 반면 임차 기간이 긴 부동산을 기초로 한 리츠의 경우에는 금리 상승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국내 상장 리츠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에 3개 리츠가 추가로 상장을 추진 중에 있고 2020년 이후 신규 인가를 받은 리츠 자산관리회사가 23개사에 달해 리츠의 신규 설정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한 주식시장 침체로 일반 투자자의 리츠에 대한 관심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부응하여 일반투자자들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상장 리츠시장의 도약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성을 제공하는 리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상품의 공급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섹터별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투자대상을 다양화하고 대형화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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