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GC녹십자의료재단에 따르면, 난임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지만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임신을 할 수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서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인 불임과는 달리, 난임은 생물학적으로 임신이 가능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2017년 20만 8704명에서 2018년 22만 9460명, 2019년에는 23만 802명으로 연평균 약 5%씩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난임의 원인은 여성의 난소기능 저하, 난관요인, 자궁요인 등부터 남성요인이나 원인 불명인 경우까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는 여성의 대표적 생식기관으로 임신에 가장 중요한 배란이 이루어지는 곳이자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분당 차병원 난임센터에서 2008년과 2018년 방문 환자 2968명을 조사한 결과, 난임 원인으로 난소기능 저하가 2008년 4위(9.5%)에서 2018년 1위(36.6%)로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통상 여성의 난소기능은 만 25세를 시작으로 서서히 저하되며 35세가 넘어가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난소기능 저하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여성 스스로 체크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난소기능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로 난소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항뮬러관호르몬(이하 AMH) 검사가 있다고 소개했다.
AMH는 난소에 있는 원시난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폐경에 가까울수록 남아있는 난소의 난자 생성 능력이 감소하면서 AMH 수치가 낮아진다.
AMH 검사는 별도의 초음파검사 없이 팔에서 혈액을 채취해 혈액 속에 있는 AMH를 분석해 난소기능을 평가한다. 다른 호르몬 검사와 달리 생리주기에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생리주기에 맞춰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또 검사 분석 시간이 짧아 1~2일 이내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MH 검사는 난임 전문센터를 포함한 산부인과나 일부 건강검진 센터에서 가능하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난임 원인 규명 및 치료를 위해 실시한 경우 연 1회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돼 비용 부담도 줄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김수경 전문의는 “AMH 검사는 보다 정량화된 결과를 산출할 수 있고 월경주기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적어, 기존의 난소기능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검사들과 더불어 난소기능을 반영하는 지표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