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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제작진 “팩트 체크하며 열공…덩달아 똑똑”

김윤지 기자I 2017.07.10 06:30:00
최재영 작가, 양정우 PD(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제작진도 덩달아 똑똑해지는 기분이죠.”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공동 연출하는 양정우 PD가 제작 소감을 이처럼 말했다. 최재영 작가는 “100점 만점이라면 30점에서 34점 정도?”라고 받아쳤다. 최 작가는 “‘선생님’들은 특별한 분들이다. 깊은 소양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알쓸신잡’은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 황교익 칼럼니스트, 김영하 작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 지식인 4인과 MC 유희열의 국내 여행기다. 일정한 흐름이나 특별한 메시지는 없다. 음식에서 문학으로, 역사에서 과학에서 주제를 종잡을 수 없다. 경주 카페 밀집 지역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논하고, 꼬막을 먹다 유시민의 항소 이유서를 말한다. ‘잡학’을 넘어선 지식의 깊이에 놀란다. ‘인문예능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자체 최고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달 2일 첫 방송 후 양 PD는 선배인 신효정 PD(‘신서유기’ 공동연출)에게 문자를 받았다. “양PD의 미토콘드리아가 방송에 담겼다”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양 PD의 지문이 뚜렷하다. “취미가 과학도서 읽기”이며 “한때 김영하 작가의 글을 필사”했던 양 PD는 정 교수와 김 작가의 오랜 팬이었다. 양 PD의 평소 학구적인 성향이 반영됐다. 양 PD는 “즐겁게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 중”이라고 말했다.

출연진은 매회 다른 도시를 찾는다. 통영, 보성, 경주, 강릉 등 소도시 위주다. 제작진이 사전 조사를 거쳐 후보지를 정한 후 출연진과 상의해 최종 결정한다. 일단 녹화에 들어가면 제작진의 개입은 없다. 소재를 불문하고 출연진이 제작진 보다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줄 것이란 믿음이다. 덕분에 오전 7시에 시작한 녹화는 자정을 훌쩍 넘긴다.

최 작가는 “많은 이야기 중 재미난 부분을 잘 걸러내는 것이 제작진의 몫”이라고 말했다. ‘재미’와 ‘팩트’가 기준이다. 예능에 적합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최우선이다. 제작진의 ‘팩트 체크’도 거친다. 종종 사소한 수치가 틀릴 때도 있다. 출연진의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유시민 선생님 분량이 초반에 많았는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출연자이기 때문입니다. 실은 네 사람 모두 수다쟁이예요. 황교익 선생님은 편한 형님 같아요.”(양정우 PD)

“정 교수님은 홀로 이과라 이야기의 결이 달라요. 좋은 쉼표죠. ‘잘난 사람’이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지만, 네 분은 따뜻함이 있어요. 서로 이야기를 끊지 않고 잘 들어줘요”(최 작가)

MC 유희열의 역할도 크다. 출연자 중 유일한 연예인이다. 지식인 4인에게 화두나 질문을 던지고, 추가 질문 등을 통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짚어준다. 대본이 없는 ‘알쓸신잡’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최 작가는 “유희열은 라디오 진행을 오래했다. 그 힘이 아닐까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총 8회로 기획된 ‘알쓸신잡’은 오는 21일 종방한다. 벌써 시즌2 요청이 쏟아진다. 성별·연령·분야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 의견도 있다. 양 PD는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다면 다양한 인물로 구성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야기 확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지상 최대 목표는 ‘이번 주 방송’입니다. 제작진은 그렇게 체계적이지 않습니다. (웃음) 일단 이번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하겠습니다.”(최재영 작가)

▷양정우 PD는…CJ E&M 공채 1기로 나영석 PD가 연출한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에 참여했다.

▷최재영 작가는…KBS2 ‘1박2일’, ‘우리동네 예체능’ 등을 구성한 스타 예능 작가다. 이우정 작가 등과 함께 ‘나영석 PD 사단’으로 불린다. 지난해 tvN ‘아버지와 나’ 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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