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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KT가 계획한 뱅크샐러드 투자 구조는

이광수 기자I 2021.04.19 01:10:00

구주 매각 아닌 신주발행 통한 인수
지분율 50% 넘지 않아…"수 개월 내에 윤곽 드러날 것"
"KT-뱅크샐러드 사업적 시너지 효과 클 것"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KT가 핀테크 스타트업 뱅크샐러드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관련업계는 물론 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T로부터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물론, 장기적으로 KT가 뱅크샐러드의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8일 관련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는 뱅크샐러드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것을 전제로 협의 중이다. 다만 앞선 보도처럼 과반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지는 않는다.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분은 50%에 미치지 않은 약 3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연결대상일 수 있지만 50%가 넘는 주주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방식은 100% 신주 발행을 통해서 이뤄진다. 창업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의 구주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 KT가 이번에 뱅크샐러드 시리즈D 단계에 참여해 250억원을 투자한 것은 협상을 위한 시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 KT와 뱅크샐러드, 그리고 기존 주주들 등과의 협상을 통해서 신주가 발행되고 이를 KT가 투자하는 구조로 진행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협상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수개월 안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450억원 규모로 시리즈C 라운드에서 인정받았던 수준인 3000억원에서 올랐지만, 시장 일각에서 추측한 것처럼 두 배 뛴 6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인수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KT와 뱅크샐러드가 협상에 나선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져서다. 뱅크샐러드는 올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허가받으면서 개인 자산관리 등 관련 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토스나 카카오처럼 금융사가 없어서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KT는 통신사와 은행(케이뱅크), 카드사(BC카드), 케이블(올레TV)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다만 데이터는 있지만 이를 활용한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뱅크샐러드 신주 투자로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금융지주들도 제휴나 인수 등을 통해서 통합 플랫폼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체 플랫폼을 만드는 등 시도를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으로, KT가 발 빠르게 뱅크샐러드를 선점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뱅크샐러드는 2012년 김태훈 대표가 창업한 자산 관리 스타트업이다. 2014년 첫 웹서비스를 출시했고 2017년 앱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용자의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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