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엔비디아의 GPU 신제품인 ‘RTX30‘ 시리즈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게이밍 사업부만의 매출액은 25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3%나 늘어났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체적인 회복세 자체는 지속됐다”며 “데스크탑 수요 회복에 따라 예상치를 뛰어넘는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올 1분기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통상 1분기는 비수기로 여겨지지만, 엔비디아는 올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로 53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45억3000만 달러보다 높은 목표치다. 1분기에도 RTX30 시리즈를 필두로 한 게이밍 부문의 매출 성장뿐만이 아니라 암호화폐 채굴로 인한 수요 등이 여전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 등 암호화페에 대한 관심이 높은만큼 엔비디아도 이와 같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단종시킨 제품을 다시 출시하는 등 부족한 공급을 메꾸려고 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암호화폐는 GPU 시장에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바 있다. 채굴에 사용한 GPU를 중고시장에 되파는 과정에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진 것이다. 류 연구원은 “현재 엔비디아의 암호화폐 관련 매출은 1~3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2~6% 수준”이라며 “과거 매출 비중이 2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주의할 만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약 400억 달러에 인수 결정한 바 있다. 이러한 인수 과정 역시 지켜봐야 할 요소다. 유럽연합(EU)와 영국은 현재 양사의 합병에 대한 반독점 이슈를 조사중이며, 구글과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은 합병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류 연구원은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합병 승인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합병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볼 만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