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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붓·물감 쓰지 않는 '반전'의 그림…에단 쿡 '무제'

오현주 기자I 2018.10.17 00:10:00

2018년 작
색실, 배틀로 짜 직조한 뒤 프레임에 고정해
재료에 불과하던 캔버스를 '작품'으로 키워

에단 쿡 ‘무제’(사진=가나아트 한남)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넓적하게 발라낸 색. 면 분할이 시원스럽다. 여기까지라면 ‘평범한’ 색면추상. 그런데 이 그림이 천을 짜서 틀에 붙인 캔버스 그 자체라면.

미국·유럽 등에서 활동하는 에단 쿡(35)은 캔버스천을 직조하고 배열하는 독특한 작업을 한다. 이른바 ‘캔버스 색면추상’. 회화는 회화인데 붓과 물감을 쓰지 않는 것이 ‘반전’이다. 붓이 아닌 배틀을, 물감이 아닌 색실을 들이댄 거다.

파스텔톤 색감이 베인 면직물을 만들고, 바느질로 프레임에 고정하기까지 하는데. 이 모두는 캔버스의 물성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단다. 캔버스천을 염색하던 단계를 넘어 직조하는 경지에까지 이른 거다.

연작 중 한 점인 ‘무제’(2018)는 작가의 신체성으로 밀고 당긴 씨실과 날실의 촘촘한 관계인 셈. 재료에 불과하던 캔버스를 ‘작품’으로 키워냈다.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가나아트 한남서 여는 개인전 ‘에단 쿡’에서 볼 수 있다. 작가 프레임에 손으로 짠 면 캔버스. 173×152㎝. 작가 소장. 가나아트 한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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