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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터졌다’기에는 작고 ‘피웠다’기엔 크다. 바닥부터 뚫고 나와 폭발하듯 뻗쳐낸 저 ‘푸름’을 설명하려면 말이다. 터진 푸름과 피운 푸름도 정작 태생은 다른가 보다. ‘스카이블루 안에 아이스버그블루’(Iceberg Blue Inside Skyblue 21-15·2021)라고 했다. 하늘빛이 내는 푸름 안에 빙하에서 묻어나오는 푸름이 있다는 뜻이다.
이 섬세한 구분을 작가 김지아나는 자기(포슬린) 조각으로 했다. 바닥에 조각을 댔으니 평면회화라 할 수 있고, 바닥서 조각이 튀어나왔으니 부조라 할 수도 있는 작품이 그 결과물이다. 작가는 흙을 가마에 구워 만든 세라믹을 캔버스에 올리는 작업을 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세라믹은 크게 두 종류다. 잘게 부순 것과 종잇장처럼 잘라낸 것.
핵심은 ‘중첩’이란다. 첩첩이 혹은 겹겹이 서로 기대고 뭉치고 꽂히고 흩어진 표면. 마땅히 ‘화려한’ 외피에 눈길이 가지만 정작 작가가 내보이고 싶은 건 따로 있나 보다. “깨질 것 같이 여린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기대어 사는 모습.” 단단한 옷을 입은 인간의 약하디 약한 내면이라고 할까.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142길 리나갤러리서 민성홍과 여는 2인전 ‘중첩된 표면’(Overlapped Surfac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포슬린·폴리초산비닐수지·스테인. 73×61×12㎝. 작가 소장. 리나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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