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흥행 이끈 기술특례상장…`논란`은 진행형

김재은 기자I 2019.06.26 05:10:00

`기술성` 본다지만 마케팅 등 시장성 항목에서 당락 좌우
13개 평가기관중 2곳 지정…기관별 등급 `제각각`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이광수 기자] 펩타이드 의약품 전문 제약회사인 씨트리(047920)는 기술성 평가를 네 번이나 거쳤다. 씨트리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2014년 3차례나 기술성 평가에 탈락했는데, 심지어 2014년 평가에선 기술성 부문 만점에도 마케팅 등 시장성이 부족해 고배를 마셨다. 기술성 평가에 있어 핵심인 기술성이 아닌 다른 요소가 당락을 좌우한 셈이다. 씨트리는 결국 2015년 9월 평가기관 2곳에서 모두 ‘A’등급을 받으며 상장에 성공했다.

바이오기업처럼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이 있지만 당장 실적은 미미한 기업의 상장 통로로 자리잡은 기술평가특례제도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신라젠, 제넥신, 에이비엘바이오 등 내로라하는 바이오기업이 이 제도로 상장했지만, 기술성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전문평가기관의 통과율은 60~70% 수준이다. 문제는 이들의 기술성 평가가 고무줄 잣대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이다.

13개의 평가기관중 한국거래소가 랜덤으로 2곳을 지정해 평가받는 현재 구조에서 평가기관에 따라 ‘BB’를 받을 수도, ‘A’를 받을 수도 있다. 핵심 기술은 동일한 기업이지만, 평가기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피평가자로서 합리적인 예상이나 준비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기술성 평가에 거래실적 항목도 버젓히 들어가 있어 향후 잠재적인 혁신기업을 키운다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불합리한 기술성 평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제도 보완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26일 혁신기업 IPO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한국거래소는 하반기 초 기술성 평가 ‘AA’이상을 받은 기업에 한해 거래소의 기술평가 절차를 면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정책이 혁신기업 자금조달에만 방점이 찍혀 있을 뿐 코스닥 개인투자자 보호는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바이오기업 등 기술성 평가에 있어 해당 기술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평가가 중요한데, 이 프로세스 개선안은 쏙 빠진 상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례상장의 취지는 좋지만, 이들 기업은 안정성, 수익성 보다 가능성을 검증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생각하는 만큼 기술성 평가 절차를 개선하고 기관 등 전문가들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시 매출이 있을 경우 기입하지만, 매출이 없다고 평가에서 탈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출이 없고 이익이 안 나는 기업가운데 기술을 평가해 상장하도록 한 취지의 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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