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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월화극 판도]'발칙하게 고고', 이대로 힘 빠지긴 아쉽다③

강민정 기자I 2015.10.12 07:50:00
‘발칙하게 고고’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같은 날 같은 시간. 3편의 드라마가 첫선을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조금이라도 먼저 시청층을 잡기 위해 늘 치열하게 움직이는 곳이 편성이다.

10월 월화 안방극장은 대격돌을 피하지 못했다. 시청률 집계에 공신력이 옅어지고 지상파의 파급력이 전과 같지 않은 지금, 3사가 내놓은 작품엔 저 마다의 운명이 걸려있다. 퀄리티 높은 영상에 탄탄한 대본, 꼼꼼하게 돌아가는 촬영 현장까지 각 방송사의 자존심을 살려줄 드라마가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SBS ‘육룡이 나르샤’, MBC ‘화려한 유혹’, KBS2 ‘발칙하게 고고’. 이 세 작품의 월화극 판도를 내다봤다.

‘발칙하게 고고’는 시청률 참패를 맛봤다. 2%대에서 시작해 3%대로 올라섰다. ‘육룡이 나르샤’가 12%대, ‘화려한 유혹’이 9%대다. ‘발칙하게 고고’까지 합치면 지상파 월화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25%도 안 된다는 뜻. 줄어든 수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현재 방송 중인 3사의 전작이었던 SBS ‘미세스 캅’, MBC ‘화정’, KBS2 ‘별난 며느리’의 마지막 회 시청률도 25%를 조금 웃도는 합을 보였다.

‘발칙하게 고고’ 입장에선 이러한 TV사정을 야속하게 바라볼 법하다. 더 많은 시청자를 유입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가 어려워지기 때문. 전작의 성적이 후속작과 직결된다는 공식은 없지만, ‘육룡이 나르샤’와 ‘화려한 유혹’도 그 공식에 맞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국 ‘발칙하게 고고’는 ‘별난 며느리’의 마지막 회 시청률인 5.2%까지 끌어올릴 정도의 가망이 남은 셈이다.

다행히 ‘발칙하게 고고’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은 드라마 제목 그대로다. 이 독특하고 희소가치 있는 장르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 ‘육룡이 나르샤’가 묵직했고, ‘화려한 유혹’이 자극적인 방향성을 보여준 데 반해 ‘발칙하게 고고’는 다채로운 보는 맛을 줬다는 평이다. 발랄하고 순수한, 때론 오그라드는 재미까지 담은 학원물은 젊은 시청층의 마음을 저격했다. TV 본방 사수보다 다시보기나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다운로드 등으로 ‘발칙하게 고고’의 시청률이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SBS, MBC 모두 50부작의 무거운 발걸음을 이어가는 반면 ‘발칙하게 고고’는 12부작의 초경량급 행보를 보인다. 높은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세빛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18세 청춘의 좌충우돌 성장이야기다. 춤을 사랑하는 열등생 동아리, 대입용 실력쌓기에 집중하는 우등생 동아리. 이 두 집단이 치어리딩부로 통폐합된다는 설정은 마치 할리우드 B급 영화에서 본듯한 이색적인 풍경을 담고 있다. 국내 정서에도 익숙하지 않은 치어리딩에 국내 안방극장에서도 본 적 없는 소재이지만 싱그러운 에너지로 색다름을 추구했다는 게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응답하라 1997’로 스타덤에 올라 ‘트로트의 연인’으로 주연급 여주인공의 입지를 다진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주목 받고 있다. 더불어 크고 작은 작품에서 연기 내공을 길러온 이원근의 발견이 기대되고 있다. 그룹 빅스의 리더 엔에서 배우로 한 발 내딛은 차학연도 ‘발칙하게 고고’에서 배출할 보석이다. 시작은 초라했지만, 여느 작품 못지 않은 응원이 쏟아지는 작품이다. 의미만 찾고 끝나는 드라마로 남지 않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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