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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영화관...영화관객 줄자 공연전문 아트홀로 변신

조선일보 기자I 2009.01.08 09:56:26

63아트홀은 밤에 공연무대… CGV도 공연장 준비

[조선일보 제공] 2009년 영화관은 리모델링 중이다. 공연장으로의 변신이다. 대한극장과 함께 충무로를 대표하던 명보극장은 지난달 공연장 3개를 포함한 명보아트홀로 재개관했다. 63빌딩의 명물 아이맥스 영화관도 오는 13일 '성형수술'을 끝내고 63아트홀이라는 새 문패를 건다. 올 3월 말 문을 여는 서울 CGV송파에는 CGV 가운데 처음으로 전문 공연장(250석)이 들어선다.

◆명보극장은 없다

6일 저녁 명보아트홀. 1957년 개관해 《빠삐용》(1973), 《지옥의 묵시록》(1979) 등을 단관 개봉했던 이 건물 외벽에는 뮤지컬 《아줌마가 떴다》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지하 3층의 가온홀(340석). 출입구와 객석은 그대로였지만 스크린이 있던 자리는 무대로, 영사실은 조명·음향 부스로 변해 있었다. 관객들은 음료를 들고 입장했다. 영화관의 흔적 같았다.

《아줌마가 떴다》는 라이브 카페를 배경으로 40~50대 아줌마들이 잃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쇼 코미디다. 관객 오미연(여·43)씨는 "영화관에 앉아 공연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김영동 극장장은 "과열 경쟁,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영화시장은 오그라들었지만 공연시장은 커지고 있어 업종 변경을 결정했다"면서 "중년 관객과 화학반응하는 뮤지컬, 외국인을 겨냥한 비언어극, 고품격 연극 등으로 3개관을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낮에는 영화, 저녁엔 공연

지난 5일 오후 63아트홀은 미술 퍼포먼스 《드로잉쇼》 준비가 한창이었다. 아이맥스 영화관 객석 앞줄을 떼어내고 수직이동 무대를 붙여 467석 공연장이 됐다. 전망대 미술관, 수족관과 함께 63빌딩을 문화적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의 하나였다. 63아트홀 관계자는 "아이맥스 영화관은 주로 가족 관객과 기업 단체관객이 낮에 이용하기 때문에 저녁에는 '죽은 공간'이었다"면서 "낮에는 영화관으로, 저녁에는 공연장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공연을 겸업해야 하기 때문에 세트가 간단한 공연만 가능하다. 개관작 《드로잉쇼》에는 63빌딩과 수족관 장면이 추가된다. 3월부터는 커플 관객을 겨냥한 《뮤지컬 프로포즈쇼》를 공연한다.

◆CGV도 공사 중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1인극 《발칙한 미망인》 등으로 '영화관 속 공연장'을 테스트했던 CGV는 올해 그 구상을 구체화한다. CGV송파는 '7(영화관)+1(공연장)'이고, 오는 8~9월 영등포역 옆에 들어서는 CGV영등포도 10개관 중 하나는 공연장(450석)이다. CGV 전략기획팀은 "영화와 공연을 한자리에서 골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난타》와 《점프》 전용관도 원래 영화관이었다. 인사동 허리우드극장은 지난해 댄스 퍼포먼스 《사·춤》 전용관으로 바뀌었다.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50번가의 소니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2004년 복합공연장(5개관)으로 리모델링돼 화제를 모았다"면서 "선진국일수록 공연 매출이 영화 매출보다 크기 때문에 '영화관→공연장'의 붐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영화관에서 공연을 하기는 어렵지만 공연장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공간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김종헌 쇼틱 대표는 "영화관 속 공연장은 '이벤트성 공연'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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