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내부 출신 CIO 속속 탄생…큰손들 세대교체 임박?

김대연 기자I 2022.08.06 08:00:00

[주간LP동향]
최근 내부 출신 기관투자가들 선임 눈에 띄어
70년대 최연소 CIO 등장에 세대교체 바람도
시장 불황에 인력 이탈 늘면서 내부 인사 선호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올해 국내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연기금과 공제회에서 내부 인사가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승진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1970년생 최연소 CIO까지 탄생하면서 투자업계 수장들의 세대교체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KIC) 차기 CIO로 이훈 미래전략본부장이 지난 4일 확정됐다. 이로써 이 본부장은 지난 2012년 이동익 전 CIO 이후 10년 만에 KIC의 두 번째 내부 출신 CIO가 됐다. 1969년생인 그는 한국투자증권 등을 거치고 지난 2014년 KIC가 리서치센터를 설립했을 때 합류했다. 이 본부장은 자산배분팀장과 운용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부터 미래전략본부장을 지냈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내부 출신 CIO를 뽑는 경우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수년간 해외 근무 경력이나 대체투자 경험을 쌓은 전문 인력을 선호하는 분위기였지만, 기관마다 업력이나 투자 노하우가 쌓이면서 내부 인사의 능력이 충분히 검증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제회 중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교직원공제회도 여기에 해당한다. 올해 초 취임한 박만수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지난 1992년부터 교직원공제회에서만 30년을 근무한 내부 출신이다. 1965년생인 그는 개발사업부 해외사업팀장·대체투자부 부동산투자팀장·사업운영부장·대체투자부장·금융투자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밖에 지난 5월 취임한 박양래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 역시 과학기술인공제회 초창기부터 근무해 온 내부 출신 인사다.

특히 1960년대 초중반생 CIO들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 투자업계에 1970년생 등 새로운 얼굴이 속속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 초 취임한 백주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은 1970년생으로 삼성생명 뉴욕법인 등에서 일하며 오랜 기간 해외 및 대체투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이처럼 내부 출신 인사를 새 CIO로 발탁하는 배경에는 현재 시장 상황 영향도 크다. 올해 국내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라 시장이 요동치자 내부 출신 CIO가 더욱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투자가마다 인력 이탈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출신 CIO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유인이기도 하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장기 투자를 하는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내부 출신 CIO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도 투자 전략을 잘 계승해나간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융화돼 소통하는 측면이 있어 조직 분위기가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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