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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낫네`…로보펀드 전성시대 오나

전재욱 기자I 2019.01.22 04:50:00

국내 운용사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16개 시판中
유형별 평균 수익률 비교 로보펀드 대체로 선방
직접 운용 가능해지는데..`자산위탁 인간신뢰 영역은 불가침`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을 자문하는 펀드(로보 펀드)가 사람이 직접 운용하는 펀드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데 펀드운용 영역에서 인간이 로봇에게 밀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펀드평가사 케이지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운용사가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기준)는 16개다. 운용사별로 에셋플러스운용 4개, 미래에셋자산운용·키움투자운용 3개, NH-Amundi운용·대신자산운용 2개, 트러스톤운용·하이운용 1개씩 운용한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비교적 최근 설정된 탓에 긴 기간 수익률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2016년 4월 설정한 키움투자운용이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채혼-재간접]A1’이 제일 오래된 것이다. 이런 터에 최근 1년 성적으로 따져보면, 로보 펀드 수익율은 지난 16일 기준 죄다 마이너스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크게 빠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같은 기간 비슷한 투자 방식의 일반 펀드와 견줘 로보 펀드 성적은 선방했다. 로보 펀드 가운데 주식형(일반주식) 수익률이 가장 나은 에셋플러스운용의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성과보수자 1-2(주식)종류A’ 수익률(이하 지난 18일 기준)은 최근 1개월 4.9%, 6개월 -7.3%, 1년 -12.6%다. 같은 시기 국내 주식형(일반주식) 펀드 평균수익률 1개월 2.3%, 6개월 -9.1%, 1년 -17.2%과 비교해 운용을 잘한 편이다.

해외도 비슷하다. 미레에셋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동남아) 펀드 ‘미래에셋AI아세안(주식)종류F’ 수익률은 1개월 3%, 6개월 5.7%, 1년 -3.9%다. 같은 대상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개월 3.9%, 6개월 -0.3%, 1년 -11.4%다. 1개월치를 빼고 로보 펀드 수익이 낫다. 해외주식혼합형의 트러스톤운용 ‘트러스톤로보자산배분자[주혼-재간접]Cp2클래스’ 수익률은 1년 전 -7%에서 1개월 전 0.2%를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했다. 같은 유형의 해외주식혼합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년 전 -9.6%에서 1개월 전 -0.4%까지 나아졌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앞으로가 관건이다. 펀드업계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영역은 양적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펀드 운용 자문에서 나아가 직접 운용까지 허용하도록 관련 규정을 다듬었다. 이로써 자산운용사가 아니라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펀드 재산을 위탁받아 직접 운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런 내용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업규정을 지난 17일 입법 예고했다. 로보 펀드가 수익률이라는 질적 우위를 점한 데 이어 양적 무대로 넓혀갈 여지가 열린 것이다.

일단 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운용 중인 로보 펀드 가운데 규모(설정액 기준)가 가장 큰 것은 208억원 정도다. 설정액이 수조 원에 이르는 일반 펀드와 비교하면 아직은 관심이 적은 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대에게 자산을 맡기려면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로보어드바이저가 이런 부분을 충족하기에는 사람보다 아직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며 “펀드매니저가 로봇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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