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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韓 창업자 "IoT는 수단, 데이터가 중요"

김유성 기자I 2017.12.11 04:02:36

공기 모니터링 '어웨어' 개발사 '비트파인더' 창업자 인터뷰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IoT는 수단일 뿐이다. 중요한 건 데이터다.”

실내 공기 질 측정기 ‘어웨어’를 개발한 노범준 비트파인더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스타트업 창업자다. 재미한국인 2세로 보잉, 삼성전자,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에서 프로젝트매니저(PM), 사업 개발을 했다.

노범준 비트파인더 대표
평소 창업에 관심많던 노 대표가 공기 모니터링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딸의 아토피였다. 딸의 아토피를 관리하던 묘안을 생각하던 중 실내 공기 질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3년께 시작한 사업은 개인 실내 환경 맞춤형 솔루션은 물론 공공건물 시장에도 진출했다.

비트파인더는 SK건설과 협력해 공기 질 관리 사물인터넷(IoT) 솔루션도 제공한 바 있다. 아파트 주민이 자신의 집 공기 상태(온습도,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를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대표작 ‘어웨어’는 일본과 영국 등 60개국 이상 2000개 도시에 판매됐다. 주요 투자사로는 테크스타스, 케이큐브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등이 있다.

이데일리와 만난 노범준 비트파인더 대표는 “자신들이 단순히 IoT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다”고 소개했다. IoT는 수단일뿐 어웨어의 진짜 목적은 ‘데이터’에 있다.

노 대표는 “어웨어 하나가 4만~5만개 데이터를 생산한다”며 “실내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측정된 데이터로 ‘무언가를 하는 게’ 비트파인더의 목적이다.

공기 측정기로 수집된 데이터가 어떤 역할을 할까. 노 대표는 실내 곰팡이를 예로 들었다. 그는 “실내 곰팡이가 성장하고 포자를 퍼뜨리는 순간을 측정하면서 곰팡이의 생성 시점을 분석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를 먼저 알고 어웨어 앱의 노트를 통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사용자가 집안 벽지를 보고 곰팡이가 퍼지는 것을 알았다면, 지금은 곰팡이가 퍼지는 시점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 공기청정기 광고 등이 가능하다.

미세먼지도 비슷한 예가 될 수 있다. 전세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시점을 각기 예측할 수 있다. 노 대표는 “예전에는 온도만 기준으로 공기 질을 관리했는데, 이제는 복합적으로 공기 관리를 할 수 있다”며 “공기 관리 IoT 회사에는 분명 좋은 기회”라고 단언했다.

한편 노 대표는 실리콘밸리와 한국내 창업 환경 간 큰 차이는 없다고 전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는 뜻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창업 환경이) 특별히 다른 게없다고 생각한다”며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도 한국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부모의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다른 나라보다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어 “여러가지 도전과 과정을 즐길 준비가 돼 있다면 창업에 긍정적이다”면서 “하지만 이를 통해 다른 것을 얻고 싶어 한다면 이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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