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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피자' 가맹사업 본격화…피자 시장 메기될까

정병묵 기자I 2023.03.10 05:40:00

신세계푸드, 공정위에 '노브랜드피자' 가맹사업 정보공개
가맹금사업자부담금 1.7억여원…외국 브랜드 대비 70%
피자 시장, '17년 2조원에서 작년 1.2조원으로 쪼그라들어
"가성비 버거로 호응 얻은 '노브랜드버거' DNA 피자에 이식"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의 식품 자회사 신세계푸드(031440)가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외국계 브랜드가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출시 3년여 만에 200호점을 돌파한 ‘노브랜드 버거’의 성공 DNA를 피자에 이식한다는 전략이다. ‘제값 내고 먹으면 바보’라는 말이 도는 버거·피자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외국 피자 브랜드의 점유율을 뺏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9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노브랜드 피자’의 가맹사업 정보공개를 마쳤다. 이르면 상반기 중 가맹 사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가맹금 사업자 부담금 외국 브랜드 대비 70% 수준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2019년 8월 서울 홍익대 앞에 1호점을 낸 이후 빠르게 가맹점을 늘려 올해 3월 현재 204호점을 돌파했다.

회사측은 노브랜드 버거가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의 가성비를 내세운 만큼 이를 피자 사업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노브랜드 버거 1호점 홍대점을 맥도날드 홍대점 건너편에 오픈했던 것처럼 노브랜드 피자 2호점 역삼점도 도미노피자 본사 인근에 출점하면서 외국 브랜드와 본격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10일 노브랜드 피자 3호점인 서울대입구점을 열어 가맹사업 모델을 최종 테스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입구점은 33㎡(10평) 면적의 배달 전용 매장으로 노브랜드 피자가 그동안 개발한 피자와 사이드메뉴 10여종을 판매한다. 1호점 대치점에서 쌓은 메뉴와 제조 방법, 2호점 역삼점의 배달 전용매장 운영 방법 노하우를 접목한다.

노브랜드 피자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더는 전략으로 점포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가맹사업 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노브랜드 피자의 가맹금 사업자 부담금은 △가입비(가맹비) 1650만원 △교육비 385만원 △보증금 500만원 △기타비용 1억4385만원 등 1억692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맹사업 정보제공 시스템에 공개된 글로벌 피자 브랜드(파파존스피자·피자헛·도미노피자 등)의 가맹금 사업자의 부담금 합계 평균(2억2028만원)의 약 70% 수준이다. 가맹금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예치 가맹금은 노브랜드 피자의 경우 2535만원으로 타사 평균인 4046만원 대비 60% 수준이다.

노브랜드 피자는 효율적인 매장 운영에 최적화된 기준 점포면적 설정을 통해 초기 투자비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가맹사업 정보제공 시스템에 공개된 노브랜드 피자의 인테리어 비용은 약 4000만원으로 타사 평균(7100만원) 대비 60% 정도다.

노브랜드 피자 대치점 테스트 매장 내부. 선반에는 노브랜드 피자의 대표 메뉴 투 머치 페퍼로니(1만5800원)피자와 A사 (2만5500원)와 B사(2만4900원)의 페퍼로니 피자가 놓여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한 판 4만원 육박 피자 시장…가격합리화 ‘메기’ 될까

신세계푸드의 피자 시장 진출로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외국계 브랜드가 주름잡고 있는 피자 업계는 물가 급등에 따른 가격 인상, 배달료 인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가 ‘외국 버거와 달리 가격 거품을 뺀 국산 버거’ 캐치 프레이즈로 성공했듯이 날로 가격이 뛰고 있는 피자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잇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도미노피자가 가격을 올리자 3월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도 가격을 인상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8월 2차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여기에 피자스쿨, 피자알볼로, 오구쌀피자 등 중소 피자브랜드도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미스터피자는 또 최근 피자와 사이드 메뉴 가격을 4~5% 인상했다. 일부 메뉴 가격은 40%까지도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상으로 미스터피자의 ‘킹 브레드 쉬림프 골드’ 라지 사이즈 가격은 3만7900원에서 3만9500원으로 올라 피자 한 판에 4만원 시대가 열렸다.

가격 인상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배달료가 오른 점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초 피자 프랜차이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문 시 2000원씩 배달료를 받기로 했다. 또 도미노피자는 지난달부터 5만원 이하로 구매하면 배달료를 2000원씩 부과하고 있다.

피자가 비싸다는 인식에 프랜차이즈 피자들은 대대적인 할인으로 만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SK텔레콤(017670)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10일까지 최대 6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지난 1월 출시한 신제품 ‘아보카도 새우 피자’도 1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춰 구매할 수 있다. 피자헛도 오는 21일까지 9종의 메뉴 중 두 판을 세트 메뉴로 묶어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 피자에 대한 불만족은 시장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2017년 2조원 정도였던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2년 1조2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해외브랜드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은 소비자들의 가격 거품에 대한 불신이 많아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피자를 선보인다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며 “노브랜드 버거의 성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브랜드 피자를 가맹점주뿐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국내 대표 피자 프랜차이즈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브랜드 피자 서울대점 외관(사진=신세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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