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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로맨스①]치열해진 20대, 섹시해진 중년

김윤지 기자I 2016.03.25 07:00:00
‘태양의 후예’ 스틸컷.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안방극장 로맨스가 달라졌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사랑을 그려내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로맨스는 20,30대 배우의 전유물이었다. 이제는 로맨틱한 중장년층이 주를 이룬다. 대신 젊은 세대들은 치열한 현실을 살아간다. 이는 살기 팍팍해진 요즘과 사회 고령화 등 현실에 반영이기도 하다.

◇현실도, 사랑도 각박한 젊은이들

20,30대의 삶은 예전보다 치열해졌다. KBS2 수목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의 주인공은 의사 모연(송혜교 분)과 군인 시진(송중기 분)이다. 두 사람은 우르크라는 분쟁 지역에서 사랑의 감정을 쌓는다. 항상 달콤하지 않다. 두 사람은 붕괴된 건물 더미에서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은 지뢰밭 데이트를 즐긴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분쟁 지역이란 설정에서 비롯된 상황이 때론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모연과 시진은 ‘사랑 놀음’만 하지 않는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 사람을 지키는 군인.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수시로 등장한다.

지난 1일 종영한 tvN ‘치즈인더트랩’은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다. 두 남녀의 로맨스와 함께 조모임, 등록금, 인턴 등 요즘 대학가의 풍경이 함께 펼쳐진다. 지난달 종영한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도 후반부에는 멜로의 비중이 줄었다. 진실을 쫓는 서진우(유승호 분)와 절대악 남규만(남궁민 분)의 대결에 무게가 실렸다. ‘시그널’의 이제훈은 아예 상대역이 없었다. 형의 무고를 밝히고자 오랜 세월 홀로 싸워온 프로파일러의 면모가 부각됐다.

‘화려한 유혹’ 스틸컷.
◇아저씨 배우에 빠지다니, 섹시해진 중년

최근 멜로의 중심은 40,50대 남자 배우다. 배우 정진영은 지난 22일 종영한 MBC 월화극 ‘화려한 유혹’을 통해 멜로 배우로 거듭났다.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로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화려한 유혹’에서는 부패한 정치인으로 등장해 최강희를 향한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보여줬다. 사랑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은 감동을 안겼다. 극중 나이는 실제 나이인 51세보다 훨씬 많은 68세로 설정돼 정진영은 ‘할배파탈’(할아버지+옴므파탈)이란 애칭을 얻었다. 지난 12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시그널’의 조진웅도 마찬가지다. 올해 마흔이 된 그는 극중 김혜수와 애틋한 로맨스를 그렸다. 첫 만남에 “여자짓 하면 죽는다”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무뚝뚝한 말투에는 따뜻한 배려가 숨어 있었다. 김혜수가 실종된 조진웅을 15년 동안 기다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와 함께 주연배우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특히 남자배우는 40,5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KBS2 주말극 ‘아이가 다섯’의 안재욱, MBC 주말미니시리즈 ‘결혼계약’의 이서진 등도 설레는 로맨스를 그려나가는 40대 남자 배우들이다. (안방극장 로맨스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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