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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과거는 잊어라"…투자로 체질 개선 나선 GS

김연지 기자I 2022.03.22 04:30:00

GS, 작년 한 해 비상장사 13곳 투자 속속
바이오·F&B 외에도 혁신분야 투자도 열심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GS(078930)가 지난해를 기점 삼아 바이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투자를 본격화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그간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있어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과거의 GS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표=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낙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는 지난 한 해 총 13건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5건의 투자를 집행한 지난 2020년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바이오·헬스케어 및 ESG에 집중된 가운데 흥미로운 점은 그간 펀드 출자를 통해 스타트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해온 GS가 지난해부터 일부 스타트업에 한해 직접 투자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미래 사업 역량 확장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으로 들리는 이유다.

회사가 지난해 단행한 투자 내역에서는 GS의 관심사가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바이오다. 회사는 지난 3월 싱가포르 바이오 전문 투자기업 CBC그룹이 조성한 헬스케어펀드에 약 10억원을 투자했다. CBC그룹은 GS와 함께 휴젤 지분 인수를 추진한 곳이다. 휴젤 인수가 수면 위로 드러난 후인 지난 8월에는 유럽 소피노바파트너스가 결성한 바이오 펀드에 약 4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바이오 사업에 초석을 다지기 위해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 밖에도 GS는 피부 마이크롬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티스바이오에 투자를 단행했다. 큐티스바이오는 미생물의 DNA를 디자인해 지속 가능한 바이오 소재 기반의 치료제뿐 아니라 화장품 원료, 색소·염료 등을 개발한다. GS의 이번 투자는 전 세계 기업들이 석유화학 기반 소재를 바이오 소재로 탈바꿈하기 위해 움직이는 현상과 결을 함께 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합성생물학 등을 기반으로 원료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GS칼텍스를 통해 바이오디젤, 바이오플라스틱 등을 연구·개발하는 GS그룹 입장에서 이번 투자는 차세대 바이오 및 친환경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ESG, 글로벌 팬덤 등 인기 분야도 투자

지난해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군 ESG도 놓치지 않았다. 정유 사업 비중이 큰 만큼,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움직임이다. GS는 지난 12월에만 미국 기후기술 전문기업 리카본과 한국의 폐기물 처리업체 리코에 투자했다. 규모는 각각 10억~12억원 언저리다. 한국인 대표가 이끄는 리카본은 온실가스를 저탄소 합성가스와 그린 수소로 전환하는 장비(PCCU)를 개발한 업체다. 현재 쓰레기 매립장과 석유화학 공장 등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리코는 폐기물 플랫폼 ‘업박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플랫폼은 폐기물 배출 사업자와 운반 처리자를 연결해준다. 음식물 폐기물 분야에 주력해온 곳으로, 최근 플라스틱과 폐지, 캔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분야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 분야 투자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팬덤 플랫폼 운영사 비마이프렌즈에 1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비마이프렌즈는 K팝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핵심 멤버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크리에이터가 팬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제공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판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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