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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e해외주식]블리자드, 성희롱 사태에 신작도 연기

박정수 기자I 2021.11.06 07:20:00

3분기 매출 20.7억달러…컨센서스 상회
성추문에 사장 퇴진…직원 20명 해고
‘오버워치2’·‘디아블로4’, 2023년으로 출시 연기

△사진:블리자드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액티비전블리자드(ATVI US)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액티비전 역성장에도 킹과 블리자드의 성장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호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꼬꾸라졌다. 여직원 차별과 성희롱 사태로 여성 공동 대표마저 사의를 표했고 주요 개발진 교체까지 이어지면서 신작 개발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액티비전블리자드 3분기 매출액은 20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0.82달러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5.1% 늘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컨센서스(매출액 19.9억달러, EPS 0.69달러)를 각각 3.9%, 18.8% 상회한 호실적이다”며 “이연분을 제외한 분기 결제액(Net Bookings)은 1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해 기대치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자회사별 매출을 보면 액티비전은 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으나 킹은 6억5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21.6% 증가했다. 블리자드도 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조용민 연구원은 “2020년 전사 실적을 견인한 액티비전은 2분기에 이어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며 “팬데믹 기저효과가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고 판단했다.

반면 킹과 블리자드는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조 연구원은 “각각 ‘캔디크러쉬’, ‘디아블로2: 레저랙션’의 영향이 컸다”며 “특히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경우 리마스터한 게임 중 가장 높은 판매량(첫 주 기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호실적에도 액티비전블리자드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2일 77달러대였던 액티비전블리자드 주가는 3일 66달러로 15% 가까이 하락했고 현재도 68달러대 수준이다. 지난 8월부터 성추문에 흔들리고 있는 액티비전블리자드에 새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취임한 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여성 공동 대표인 젠 오닐마저 사의를 표했다. 특히 해당 인물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주요 신작 개발을 주도하고 있어 향후 신작 출시 일정이 연기되는 상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이었던 오닐은 지난 8월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사장이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버지’로 알려진 J 앨런 브랙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당시 이바라 기술 담당 총괄 부사장과 공동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사내 성차별적 문화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자체 조사를 통해 최근 20명의 직원이 사직했으며, 무관용 원칙도 도입했다”고 전했다.

특히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여성과 성소수자 직원 채용 비율도 5년간 50%까지 상향할 계획이다. 또 미국 고용평등위원회(EEOC)와의 합의를 통해 1800만달러 규모의 피해자 구제 기금도 설립한다.

하지만 사내 문화 이슈는 주요 신작 타이틀 출시 연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서 디아블로 4와 오버워치 2의 출시 연기를 발표했다”며 “이는 성추문 사건 관련 주요 개발진 교체에 따른 개발 지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새로운 출시 타임라인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기존에 2022년 출시 전망이 있었던 만큼 일각에서는 2023년으로의 연기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대형 타이틀 출시 연기는 단순히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으로만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지적재산권(IP)의 강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므로 가시적 성과 도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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