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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간부 70% 배출하는 ROTC, '탈단' 현상 가속화[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기자I 2023.01.22 08:31:00

병 복무기간 단축에 봉급까지 소위 월급 육박
ROTC 후보생, 중도 탈퇴 후 병장으로 15개월 복무
임관 후 28개월 의무복무 보다 낫다 판단한 듯
초급간부 지원 절실, 매력적인 직장으로 인식돼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어느 나라 군대든 구성상 대다수는 병사와 초급 간부들입니다. 초급 간부는 병사들을 이끌고 전투를 수행하는 소대장이나 부사관을 의미합니다. 군대의 허리와 같은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병력 수급 문제와 맞물려 초급간부 지원율 역시 급락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매년 감소하는 ROTC 지원률

ROTC(학군사관)는 우리나라 초급 간부의 70% 이상을 공급합니다. 1961년 6월 1일 전국 16개 종합대학교에 학군단이 창설된 이래 118개 학군단에서 22만명의 ‘알오티시안’(ROTCian)을 배출했습니다. 이 중에도 여군도 2300여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학군단은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대학 대부분은 이미 ROTC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ROTC 지원율 급락은 이전 정부 시절 병 복무기간을 육군 기준 18개월로 단축하면서 본격화 됐습니다. 실제로 육군 ROTC 지원율은 2016년까지 4대1 이상의 경쟁률을 유지했지만, 2017년 3.8:1로 줄어든 이후 2018년 3.4:1, 2019년 3.2:1, 2020년 2.81:1, 2021년 27:1, 2022년 2.4:1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해마다 임관하는 ROTC 출신 장교 숫자도 급락하고 있습니다. 2017년 임관 인원은 3883명에서 2022년에는 3227명 수준까지 감소한 상황입니다. 학사장교도 마찬가지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2000명에 이르던 학사장교는 작년 간부사관까지 합쳐도 531명만 임관했습니다.

특히 병 복무기간 감축에 더해 현 정부의 병 봉급 대폭 인상으로 이른바 ‘탈단사태’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ROTC 후보생으로 선발된 인원들이 대학 학군단을 탈퇴해 일반 병으로 군 복무를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ROTC 후보생들은 학군단에서 12주 훈련을 이수하고 탈단할 경우 병장으로 15개월을 복무하게 됩니다. 장교로 임관할 경우 28개월을 의무복무해야 합니다. 학사장교 후보생의 경우에도 임관 전 그만 둘 경우 일병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합니다.

초급장교 복무여건 개선 대책 시급

과거 이같은 탈단 제도는 체력 및 자질 미달자 등을 대상으로 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ROTC 후보생들이 스스로 이를 선택해 편하게 군 복무를 마치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병장으로 초급간부와 비슷한 월급을 받으면서도 업무 강도는 훨씬 덜하기 때문에 당연히 예상됐던 일입니다.

게다가 올해 병장은 100만원 월급에 내일준비지원금 30만원까지 최대 130만원을 받습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150만원 월급에 내일준비지원금 55만원까지 합쳐 월 205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소위 1호봉 월급은 178만5300원입니다. 병장보다 48만5300원 많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병사들 급여에는 세금을 떼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25년이 되면 완전히 역전이 됩니다.

이같은 탈단 현상과 초급장교 지원율 하락은 우리 군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안정된 직업, ‘워라벨’이 가능한 매력적인 직장, 자신의 역량과 자질을 키울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조직과 군대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복무기간을 줄이고 급여를 올려 주는 것에 더해 초급장교들에 대한 지원과 배려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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