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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올해 본격 돈 쏜다"…AC 투자가뭄 해갈되나

박소영 기자I 2024.04.03 06:09:25

지난해 전체 AC 투자금 전년 대비 28% 감소
혹한기에도 펀드 규모 늘린 AC들 '실탄 장전'
"올해 글로벌·후속 투자로 외연 확장할 것"
초기 단계 스타트업, 돈가뭄에 단비 기대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지난해 자본시장 돈가뭄에 국내 액셀러레이터(AC)의 투자규모가 4분의 3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 스타트업도 혹독한 투자가뭄을 겪었다.

다만 작년에도 일부 AC는 시장 침체를 기회로 삼아 적극 투자에 나섰고, 올해 들어서는 업계 전체가 후속 투자와 글로벌 진출 등 외연 확장에 나설 계획이어서 AC에 거는 스타트업 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일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AC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등록된 AC 461개사 중 362개사가 총 6671억원의 투자를 집행해 전년도 9329억원 대비 투자금이 28.5% 감소했다. 상위 30개사의 지난해 투자금 합계 역시 4247억원으로 전년도 6610억원 대비 3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도 일부 AC는 활발하게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에 나섰다.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는 지난해 누적 포트폴리오수가 143개로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이 중 신규 포트폴리오는 29개사다. 또한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지난해까지 73개 포트폴리오사에 누적 183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26% 증가한 102억원을 투자했다. 회사가 지난해 투자를 집행한 38개 기업 중 신규 투자는 31건에 달했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자 최근 사명을 변경한 매쉬업벤처스는 지난해 16개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를 집행했다. 평균 투자금액은 1억원에서 5억원 규모였다.

특정 기업과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빠르게 실탄을 늘린 사례도 있다. 퓨처플레이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157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 ‘유니콘 펀드 2호’를 결성했다. 씨엔티테크 역시 DB그룹의 신기술사업금융회사 DB캐피탈과 공동으로 ICT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투자하는 ‘씨엔티테크-디비드림빅 투자조합 제1호’를 조성했다.

한 AC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아무래도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기관투자자(LP)들이 돈을 덜 풀어 펀드 달성 금액을 채우지 못한 벤처캐피털(VC)들이 꽤 있었다”며 “일부 상위 AC들은 오히려 펀드 규모를 키워 조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위사의 경우)지난해 실탄을 든든하게 마련해둔 만큼 우선 상반기에는 더 많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곳이 다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는 좀 더 많은 AC가 활약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국내 AC들이 초기투자는 물론이고 글로벌·후속 투자로 영역을 점차 늘리는 분위기여서 스타트업의 돈가뭄에 어느정도 단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AC 협회 역시 이같은 AC들의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전체 모태펀드에서 6~8% 수준에 불과했던 AC 참여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AC협회장을 맡은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AC 비즈니스는 VC와 달리 동일한 펀드 금액을 운용하더라도 훨씬 더 많은 투자기업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당 1억원에서 3억원 내외의 적은 규모의 투자금액으로 수많은 기업에 투자가 이뤄지고 보육 활동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켜 나가야 AC도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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