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차 은퇴 임박한 베이비부머...여성인력 활용도 높여야

논설 위원I 2023.06.07 05:00:00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이탈이 임박하면서 노동공급 부족과 취업자 증가 폭 축소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향후 5년(2023~27년)간 전체 취업자수 증가 폭이 연평균 7만~14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전과 비교하면 일자리 증가 폭이 5분의 1~2 수준으로 격감하는 고용 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이 기간 중 태어난 인구수는 850만명으로 매년 100만명 가까이 태어났다. 지난해(24만 9000명)의 4배 수준이다. 이들 가운데 현재 700만명 정도가 생존해 있고 현재 나이는 60~68세다. 이들은 10년 전 무렵 정년을 맞거나 명예퇴직 등의 형태로 1차 은퇴를 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 비율이 이후에도 재취업을 통해 노동시장에 남았다. 국제노동기구(ILO)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 경제활동참가율은 36.8%로 미국(19%) 일본(25.5%)을 크게 앞질렀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잔류한 결과였다.

이 세대가 2차 은퇴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고령자 노동시장의 현황’에 따르면 고령 취업자의 은퇴 연령은 평균 72.3세(2018년 기준)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조사에서도 고령자의 희망 은퇴연령은 71~72세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가 앞으로 3~4년 이후부터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2차 은퇴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의 노동시장 이탈은 노동력 고갈을 초래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의 퇴장이 만든 노동시장 공백을 메꿀 수 있는 대안은 여성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15~64세 기준) 경제활동참가율은 59.9%(2021년)로 일본(73.3%)보다 월등히 낮다. 그만큼 노동공급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일 수 있도록 문화적, 제도적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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