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등장하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한달 만에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자정 넘은 시각 윤 대통령과 한 장관 등을 술집에서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첼리스트 A씨가 엊그제 경찰에 출석해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그의 전 남자친구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해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수사는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A씨의 거짓말이 어떻게 외부로 유출돼 확산됐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의혹은 지난 7월 19일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윤 대통령,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자정 넘은 시각까지 술을 마시며 유흥을 즐겼다는 내용이다. A씨가 제보자인 전 남자친구에게 본인이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한 대화의 녹음파일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정파색 짙은 한 유튜브 채널로부터 이를 전달받은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이 지난달 24일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정감사장에서 폭로했고 민주당은 한술 더 떠 지도부 회의석상에서 확대재생산하는 등 정치공세를 폈다.
상황 설정부터 말이 안 됐다.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일말의 근거도 물증도 없어 짜리시에도 싣기 힘든 가짜뉴스라는 점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었다. 오죽하면 친문계 인사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 수석이 김 의원 폭로 이틀 만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당 차원에서 실책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을까.
진실은 드러났지만 어물쩍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음해성 폭로로 망신을 자초한 김 대변인과 민주당은 당사자와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경찰은 김 대변인이 자인한 해당 유튜브 매체와의 ‘협업’이 의도적인 정치공작이었는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힐 일이다. 관련자 문책을 넘어 이번 사태를 정치권에 만연한 막말, 근거 없는 비난, 거짓유포 등 저질 공방을 추방하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무책임한 폭로로 선동질하는 자격 미달 정치인을 솎아내기 위해서라도 그동안 말로만 그쳤던 국회의원 발언의 면책특권 폐지도 속히 실현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