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회복 강조한 일자리 통계, 고용의 질 악화엔 왜 말없나

양승득 기자I 2022.01.14 05:00:00
지난해 일자리가 전년 대비 36만90000개 늘어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일자리가 늘며 다른 고용 지표들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15~64세 고용률과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각각 0.6%포인트와 2%포인트 올랐다. 통계청이 그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해 고용 성적표를 내놓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이전 고점(2020년 2월)과 비교해 100.2% 회복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나 비교 시점을 ‘전년(2020년)에서 ‘2년전(2019년)’으로 바꾸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 2년 동안 일자리 증가는 15만명에 그쳤고 15~64세 고용률은 66.8%(2019년)에서 66.5%로 떨어졌다. 일자리가 지난 5년간(2015~2019년) 연평균 25만개씩 늘었음을 감안하면 2년간 15만명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고용률은 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율로 한 나라의 총체적인 일자리 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고용률 회복 지연은 심각한 문제다.

질도 부실하다. 일자리 증감 내역을 연령대별로 보면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33만명이 늘었다. 일자리 증가의 대부분을 노인 일자리로 채우고 있다. 재정 투입으로 일자리 총량을 늘리는 데만 급급한 결과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 일자리를 늘려 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연령대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0~40대 일자리 감소는 인구가 줄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소폭이라도 늘려야 한다. 상용근로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자리가 21만8000개나 줄어들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던 2020년과 비교하면 사정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상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거리가 멀다. 기저효과가 불러온 통계적 착시 현상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자신감을 갖는 것도 좋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물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고용 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 방안도 좀 더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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