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상승 쉬어갈때…낙폭과대 성장株 투자기회

고준혁 기자I 2021.04.09 00:10:00

美 ARKK ETF·FAANG, 3월 말부터 상승 중
中 BAT·배터리株도 저점 찍고 반등
美 10년물 금리 3월 FOMC 이후 '진정' 기간과 겹쳐
"미국은 친환경, 헬스케어 업종 주목할 필요"
"중국은 내수소비→친환경→플랫폼 순으로 제안"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금리 상승에 눌려 있던 글로벌 기술·성장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파르게 치솟았던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점차 안정화된 영향이다. 금리 상승이 쉬어가는 구간에선 과대낙폭 성장주 매수가 유효하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금리가 재상승 구간에 진입하기 전까지의 구간에선 성장주 단기 매매를 추천할만하지만 중국의 플랫폼 기업에 손대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그래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월 말부터 美中 성장株 상승세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 기업들의 주가는 3월 말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테슬라(TSLA)는 지난달 3월 29일(현지시간) 주당 611.29달러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이후 7일 670.97달러로 회복해 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핀테크 업체인 스퀘어(SQ)는 18.3%, TV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는 20.3%, 원격의료업체 텔라닥 헬스(TDOC)는 3.9% 각각 상승했다. 해당 주식들을 모두 편입하고 있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이노베이션(ARKK)은 8.7% 상승했다.

‘원조 성장주’인 일명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주식들도 하락 또는 횡보세를 마감하고 최근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페이스북(FB)은 지난 25일 이후 7일까지 12.3% 올랐다. 같은 기간 아마존(AMZN)과 넷플릭스(NFLX)도 각각 7.7%, 8.8% 상승했다. 알파벳 A(GOOGL)는 지난달 26일부터 반등해 전날까지 10.9% 올랐고, 애플은 가장 최근 저점을 지난달 30일 기록한 후 12.3% 상승했다.

BAT로 불리는 중국의 3대 기술기업,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도 하락세가 멈췄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9일, 바이두는 30일, 텐센트는 31일 각각 저점을 찍은 뒤 이날까지 3.8%, 8.0%, 2.5% 올랐다. 2차전자 관련 중국 기업인 CATL와 BYD도 최근 저점 대비 이날까지 10.8%, 5.8% 올랐다. 두 기업이 포함된 국내 ETF인 TIGER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는 지난달 25일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4.2% 상승했다.

“금리 안정화되며 성장주 강세”

미국과 중국의 기술·성장주들이 3월 말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채 장기 금리도 안정화됐다. 미국채 금리 진정에 따른 성장주 상승으로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성장주는 ‘먼 미래에 큰 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가 일반 기업보다 더 많이 반영돼 있다. 예상되는 미래 이익이 쪼그라들수록 주식시장의 평가가 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금리 인상은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고 이는 미래 이익 평가에 민감한 성장주에 부정적이다. 성장주가 금리 인상에 민감한 이유다.

연초 0.9%대였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9일 1.730%를 기록해 연초 파죽지세로 치솟았다. 그러다 3월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가 열렸던 같은 달 24일에 돼서야 1.614%로 하락했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긴축은 없다’는 메시지를 재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시장이 연준을 못 믿는다는 얘기가 나왔고, 금리는 3월 31일 1.744%로 마감해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7일 1.654%까지 내렸다. 채권 기관투자자들의 분기 리밸런싱과 일본과 중국의 미국채 매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활절 연휴 이후 거래 첫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며 “항공, 크루즈 등 전통 경제재개 업종도 강세를 보였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안정화되며 성장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플랫폼株는 하반기 반등 모멘텀 확인 후”

올해 상반기 성장주에 투자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등 이벤트와 연관된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중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된다.

이은택 KB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단기적으로 3월 말에서 4월 일부 기술성장주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인프라 투자와 기후정상회의 모멘텀을 봤을 땐 친환경 관련주를, 수급과 실적 모멘텀으로 봤을 땐 헬스케어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라고 지난 3월 30일 보고서에 기술한 바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성장주의 보텀 피싱(bottom fishing·최저가를 노려 투자하는 기법)은 내수소비, 친환경, 플랫폼 순서를 제시한다”며 “향후 강력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예상되는 섹터가 소비와 친환경 밸류체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플랫폼 기업은 지난해 10월 마윈 사태 이후 미·중 분쟁 확대와 중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 경기민감주 중심의 섹터 로테이션이라는 삼중고를 경험했다”며 “2018년 1분기 미·중 분쟁과 규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가 조정이 3~4개 분기 동안 이어졌는데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중 반등 모멘텀을 확인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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