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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부터 3회 연속으로 ‘금통위원 6명 모두 3.75%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었다. 그러나 실제 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뚜렷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고,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오르는 등 물가 둔화세도 꺾였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경기적인 요소만 고려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운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기자회견 당시 현 기준금리를 긴축 범위 상단에 있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 대비 실질금리가 높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추가 금리인상보단 고금리 장기화 유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도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배경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추가로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보단 현재와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하 기대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도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는 ‘물가 경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지는 분위기다. 전문가 13명 중 7명이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8월 이데일리 조사 당시 전문가 13명 중 10명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전망한 바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춰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도 늦춰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추세적인 금리 인하가 확인된 이후에야 한은이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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