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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식구·새 둥지' 금통위, 첫 금리 결정…'물가' 방점 이어질까

하상렬 기자I 2023.05.25 05:00:00

25일 금통위, 만장일치 '금리 동결' 전망 우세
물가상승률 3%대 진입…6월 2%대 전망도
연준 금리 인상 중단 시사에 금리차 부담도 덜어
장용성·박춘섭 신임 금통위원 합류 주목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본관 새 건물 재입주 이후 처음 열리는 데다 장용성·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이 참여하는 첫 금통위인 만큼, 그 결정에 더욱 관심을 쏠리는 분위기다. 통화정책 방향 결정의 첫 번째 고려 요소인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불안과 경기침체 등 여타 요소가 얼마나 고려될지 주목된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3%대’ 물가, 둔화세 뚜렷…금리 동결 이끈다

채권시장 등 전문가들은 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또다시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가 ‘금통위원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한 결과에선 응답자 중 89명이 동결을 전망했다.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보고 있다. 4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 5명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지만, 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기존 금통위 견해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다.

금리 결정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금리 동결 결정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3.7%를 기록했다. 여전히 한은 목표치(2.0%)를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3%대를 보인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추세적인 하락세를 가져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르면 6월부터 물가상승률이 2%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는 점도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5~5.2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의 때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수출 부진,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이 확실시 되고 있다는 점과 부동산 PF 부실 등 금융시장 불안도 금통위의 금리 동결에 힘이 실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은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1.2%(중간값)로 집계됐다. 지난 2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1.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도 성장률 하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당시 기자회견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목표의 상충관계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고 금융불안으로 전 세계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은 3.5%(중간값)로 전망됐다. 지난 2월 한은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 16일부터 인상된 공공요금 여파를 한은이 반영했을 경우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데일리DB.
구성원 바뀐 금통위…‘변수’되나

이번 금통위는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장용성·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이 주상영·박기영 전임 위원의 자리를 대신한다. 이들의 첫 금통위인 만큼 즉각적인 통화정책 전환이 언급될 가능성은 작지만, 앞으로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춘섭 위원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예산통인 만큼 ‘비둘기파’(완화 선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그는 취임 일성에서 ‘경제 성장과 발전’을 강조한 바 있다. 2012년 정통 예산 관료 출신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됐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도 임기 초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장용성 위원의 경우 ‘중도 매파’(긴축 선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상영·박기영 전 위원은 각각 ‘비둘기파’, ‘중도 매파’ 성향으로 평가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고, 금통위원이 최근 교체됨에 따라 즉각적으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고물가 속 소비 둔화

- 연준, 올해 근원물가 전망치 3.6%→3.9% 상향 조정 - 미 도매물가 1.1% 상승 그쳤다…연준 금리 동결할듯 - 금통위원 "금리 인상 효과 지켜보자…근원물가·가계부채 경계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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