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도 양극화…대형 VC는 펀드조성·투자 활발

조해영 기자I 2021.06.21 00:18:00

업계 경쟁 치열해졌다지만 대형 VC는 순항
5500억원 벤처펀드 등장하고 수익 '잭팟'도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VC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존에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대형 VC들은 경쟁의 ‘무풍지대’에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VC 내에서도 규모와 업력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KTB네트워크,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대형 VC들은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와중에도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성공적인 펀드 청산 실적을 거두고 있다.

1세대 VC로 분류되는 에이티넘인베는 지난해 말 5500억원 규모의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을 조성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5000억원대 펀드가 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펀드 전략’을 택하고 있는 에이티넘인베가 3500억원 규모의 ‘성장투자조합2018’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시금 펀드 규모를 늘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는 분석이다.

KTB네트워크는 성공적인 펀드 청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1년 450억원 규모로 조성한 ‘KTBN 2011-5호’ 펀드는 1294억원을 회수해 9년 만에 276%의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내부 수익률은 27.7%로 기준 수익률(8%)을 훌쩍 넘겼다. 배달의민족 지분 매각 역시 투자원금 23억원에 매각대금 625억원으로 26배 수익을 거뒀다. KTB네트워크는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운용자산(AUM)이 3조3000억원에 달하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투자 규모를 늘려 56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는 등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다. 쿠팡, 위메프 등 유니콘 기업 다수가 거쳐간 IMM인베스트먼트는 VC뿐 아니라 PE에서도 올해 1분기 가장 큰 규모인 86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 ‘페트라8호’를 조성했다.

이처럼 주요 대형 VC들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도 경쟁할 만큼 덩치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출자사업을 두고는 대형 VC가 중소형 PE의 몫을 위협하기도 한다.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해외 투자가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VC로 눈을 돌려 에이티넘, 한투파, LB인베 등에 총 600억원을 약정했고,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올해 VC 펀드에 1000억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VC와 PE가 그로스(Growth) 영역에서 맞붙고 있는 것 같다”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벤처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위해 VC 출자를 늘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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