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제맥주' 상장사 노리는 제주맥주, 기업가치 향방은

권효중 기자I 2021.05.10 02:00:00

오는 10일부터 수요예측, 이달 중 테슬라 상장 목표
국내 첫 '크래프트 비어' 전문 기업
양조장 등 설비 중점에 둔 기업가치 산정 이뤄져
"이익 실현 시점이 향후 주식 가치 여부 결정할 변수"

사진=제주맥주 홈페이지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오는 10일 크래프트 비어(수제 맥주) 전문 기업인 제주맥주가 ‘국내 최초 수제맥주 상장사’가 되기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국내 수제 맥주 분야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매출 성장 속도 역시 빠르지만, 실질적인 이익 실현의 시점은 투자의 향방 및 기업가치를 가를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설립된 제주맥주는 위트 에일, 페일 에일 등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직접 생산하는 ‘크래프트 비어’ 전문 기업이다. 하이트진로(000080) 등 대기업이 생산하는 ‘단일 품종 대량 생산’과는 달리 다양한 원료와 발효 과정 등을 거쳐 여러 종류의 특색 있는 맥주들을 생산해낸다.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비어의 대중화’라는 목표에 맞춰 지난 2017년 ‘제주위트에일’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고,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수제 맥주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3월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한 차례의 정정을 거쳐 오는 10일부터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이어 오는 13~14일 청약을 실시해 이달 2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600~2900원에 836만2000주를 공모하고, 이에 따른 총 공모 금액은 약 217억~242억원에 달한다. 주관사는 대신증권(003540)이 맡았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매출액 216억원을 기록, 지난 2019년(73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94.6%나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44억원을 기록,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선택한 통로는 적자 기업이어도 미래의 성장성을 기반으로 증시에 진출하도록 마련된 ‘테슬라(이익미실현) 요건’ 상장이었다. 제주맥주가 상장을 마친다면 △씨앤투스성진(352700)바이오다인(314930)에 이은 올해 세 번째 ‘테슬라 요건’ 상장사가 된다.

실제로 회사의 증권신고서를 들여다보면 아직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의 핵심 기술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양조장 시설’이 가치 평가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실이 눈에 띈다. 회사는 비교군으로 국내 일반 주류기업들이 아닌 워털루 브루잉, 사이공비어 등 수제 맥주 영역에서 강점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최종 선정했다. 다만 이들은 각각 캐나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 현재 실적을 내고 있으며, 사이공비어의 경우 베트남 최대의 주류 기업인만큼 규모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양조장이라는 특수 설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상각 전 이익(EBITDA)와 기업가치(EV)를 비교하는 ‘EV/EBITDA’방식이 적용됐다. 맥주 제조라는 특성상 전체 비용에서 장비와 설비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설비의 특성상 일어날 수 있는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럼에도 향후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회사는 올해 13억원의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2022년 109억원 △2023년 219억원까지 가파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본업인 수제맥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가 그간 수입맥주가 차지하고 있던 ‘4캔 1만원’의 영역에 안착한 만큼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2023년 상각 전 이익 추정치에 연 할인율 30%를 적용했다. 이는 2018년 이후 바이오업종 이외 기업들이 성장성 추천 및 테슬라 상장을 통해 상장했을 당시의 평균 연 할인율인 22.29%보다 높은 수치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2~3년간의 실적이 주식 고평가 여부를 결정할 주요 변수”라며 “해외 시장의 진출 추이,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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