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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그래도 삶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유권열 '앨런'

오현주 기자I 2019.07.12 00:45:01

2019년 작
주변인 모델로 빛바랜 사진같은 인물화
거친 터치·상징 없이 편안한 표정·배경
그림으로 그린 장구한 역사다큐멘터리

유권열 ‘앨런’(사진=갤러리도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제복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군인. 오래전 촬영해 벽에 걸어둔 사진 한 컷의 분위기다. 그럴지도 모른다. 이 사람의 이름은 앨런. 한국전에 참전했었단다. 정보는 이게 전부다. 사실 그가 누군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어떻게 화면에 나섰는지가 더 궁금하니까.

작가 유권열(51)은 빛바랜 영상 같은 인물화를 주로 그린다. 모델은 주변인이다. 가족을 등장시키고, 어머니와 아이를 불러냈으며, 이웃을 초청했다. 굳이 특징이라면 다들 모난 데 없이 편안해 보인다는 것. 거친 터치도 없고 힘을 준 상징도 없다. 그저 숙명처럼 작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듯한 거다.

작가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미국으로 이주했고, 이제 10년이 됐단다. ‘앨런’(Allen·2019)은 그 10년 중 어느 한때, 한 번쯤은 작가가 도움을 받았을 인물 혹은 그 가족일 거다. 그림으로 그린 역사다큐멘터리, 바로 그거다.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올서 이천욱과 여는 2인전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And Life Goes On)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40.5×50.5㎝. 작가 소장. 갤러리도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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