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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의 재발견⑩]"입주가 곧 로또" 시프트 올해 2200가구 공급

이승현 기자I 2016.03.04 05:00:00

임대주택의 로망' 장기전세주택 공급에 관심 쏠려
전세·20년 거주·주변 시세 80% 보증금..선호도 높아
소득 축소 신고, SH공사 부채 누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주변 시세보다 20% 저렴한 전세보증금으로 역세권 주변에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일명 시프트(Shift)라고 불리는 장기전세주택은 전셋집, 최장 20년 거주, 저렴한 전세보증금 등 3박자를 갖추면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임대주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품 구성이 워낙 좋은 덕분에 “시프트 입주가 곧 로또 당첨”이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온다.

시프트는 2007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시장이 들고 나온 혁신적인 공공임대주택 상품이었다. 시프르(Shift)가 ‘바꾸다’란 뜻인데 주택의 개념을 소유에서 주거로 바꾼다는 의미에서 이런 명칭을 붙였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가 올해 2219가구 공급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들어선 시프트인 양재리본타워 전경. [사진=SH공사]
시프트는 크게 건설형과 매입형으로 나뉜다. 건설형은 서울시 SH공사가 갖고 있는 땅에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것이고, 매입형은 서울시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해 나오는 일반 분양 물량 중 일부를 사들여 시프트로 내놓는 것이다.

처음에는 59~115㎡, 중소형에서 중대형 평형까지 공급됐으나 지난해부터는 85㎡ 이하, 중소형으로만 공급이 제한됐다. 이렇게 좋은 조건의 공공임대주택을 중산층에게 공급하는 것이 사회적 인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프트에 입주하기 위해선 소득과 재산에 대해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전용 면적 60㎡이하의 경우 청약저축에 가입돼 있어야 하고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이고, 소유 자산은 부동산 1억 2600만원 이하, 자동차 현재가치 기준 2424만원 이하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전용 60~85㎡ 이하의 경우도 청약저축가입, 부동산 2억 1550만원 이하, 자동차 현재가치 기준 2494만원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거주 기간 동안 소득이나 재산이 증가해 자격 요건을 넘어서게 되면 시프트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이 계속 거주하기 위해 소득을 줄여 신고하는 등 편법이 일어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 시프트의 보증금은 SH공사의 부채로 고스란히 잡히고 있어 SH공사의 부채 관리에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가구에 수억원씩 하는 전세보증금이 수만가구 쌓이다 보니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 실적(단위 : 가구) [자료=서울시 SH공사]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나 SH공사가 시프트 공급을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워낙 상품이 좋다 보니 시프트 입주만 기다리는 시민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한창 많이 공급할 때 연간 6000~7000가구에 이르던 공급량을 2014년 이후에는 800~2000가구 정도로 줄여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1519가구)보다 700여가구 늘어난 2219가구가 공급된다. 이중 건설형은 1797가구, 매입형은 422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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