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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미국 CPI, 7.5% 폭등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5%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7.3%)를 상회했다. 다우존스의 경우 7.2%를 예측했다. 이는 1982년 2월(7.6%) 이후 무려 40년 만에 가장 큰 폭 오른 것이다.
지난해 1월과 2월만 해도 각각 1.4%, 1.7%로 연준 목표치(2.0%)를 밑돌았다. 그러다가 같은 해 3월 2.6%로 오르더니 이후 4.2%(4월)→4.9%(5월)→5.3%(6월)→5.3%(7월)→5.2%(8월)→5.4%(9월)→6.2%(10월)→6.8%(11월)→7.0%(12월)로 급등했고, 새해 들어 7.5%까지 치솟았다. 1982년 1월(8.3%) 이후 처음 8%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이 정도면 오일쇼크가 절정이었던 1974년과 1980년 수준은 아니지만, 초인플레이션 시대의 초입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년 이상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던 시기라는 점에서 충격파는 더 크다.
특히 1월 에너지 가격은 1년새 27.0% 폭등했다. 그 중 휘발유의 경우 40.0% 뛰었다. 또 중고차(40.5%), 신차(12.2%), 육류·가금류·생선·계란(12.2%) 등이 큰 폭 상승했다. 아울러 CPI 지수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 생활에 필수적인 의식주 품목들의 상승 폭이 컸던 셈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과 주거 비용의 동반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주기적인 가속화가 진행 중이라는 견해에 힘을 싣는다”며 “이례적으로 빡빡한 노동시장과 맞물려 당분간 물가가 진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를 기록했다. 이 역시 월가 예상(0.4%)보다 높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6.0% 뛰며 시장 전망치(5.9%)를 웃돌았다. 1982년 8월(7.1%) 이후 최고치다. 전월과 비교하면 0.6% 올랐다. 이 또한 예상치 0.4%를 넘어섰다.
앞서 최근 나온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 상승했다. 1982년 6월 이후 39년6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PCE 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참고하는 지표다.
◇3월 0.5%P 금리 인상 가능성
이에 따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3월 15~16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더 주목 받게 됐다. 1980년대 초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긴축 속도를 확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커지는 기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CPI 발표 직후 3월 0.50%포인트 인상 확률은 종전 25%에서 44.3%로 폭등했다. 올해 6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기존 53%에서 63%로 뛰었다.
LPL파이낸셜의 배리 길버트 전략가는 “1월 인플레이션이 또 깜짝 상승하면서 시장은 공격적인 연준에 대한 우려를 지속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같은 시장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격하게 반응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줄곧 2%를 웃돌며 2.028%까지 급등했다. 2019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15%포인트 이상 더 큰 폭 급등했다. 장중 1.511%까지 올랐다.
이에 뉴욕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19분 현재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18%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8%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