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서의 해외 수출에서 꼽히는 가장 큰 한계는 대부분의 수출이 아시아 권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올해 발표한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2019년 권역별 저작권 수출 건수는 ‘아시아’가 901건으로 전체의 91.7%를 차지했다. ‘유럽’은 59건으로 6.0%, ‘북아메리카’는 15건(1.5%)에 그쳤다. 영미권 시장의 경우 해외 도서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 수준으로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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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판사가 국내외 출판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합전산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출판사는 주로 출판 에이전트 및 독자의 추천을 받거나 한국의 온라인서점, 포털, 출판사의 인스타그램 등의 웹사이트와 간행물, 해외지면에 실린 한국서적 리뷰와 뉴스 등을 통해 한국책 출판 동향을 파악하지만 객관적 데이터가 없어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국내 한 에이전시 측은 “객관적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면 판권 계약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언어권으로 책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번역 지원으로 번역가들 처우를 개선하고, 우수한 번역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채식주의자’,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등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을 소개한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한국문학번역원, 대산문화재단 등으로 국내 번역가들의 환경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급여 등에서 열악한 부분이 많다”며 “번역 전문 교육기관 등 전문 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국내 출판 시장에 좀 더 다양하고 개성있는 작품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평론가는 “결국 출판의 저력은 좋은 콘텐츠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작품이 있을수록 현지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우리나라 출판 시장도 특정 장르에 편중되지 않은 작품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