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시우 ‘공공옵티컬(00ptical)’ 팀장(27)은 점자블록 실종전단지를 붙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씨는 “시각장애인들 입장에서 보면 사라진 점자블록을 실종된 친구처럼 꼭 찾고 싶을 것 같았다”며 “그런 마음을 담아 실종 전단지를 붙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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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뭔지 고민해 봤더니 대부분 사람들이 무관심해서 생기는 문제더라”면서 “일상생활 속 방치된 ‘무관심’을 발견하고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어넣어 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스마트폰 정지선’ 프로젝트는 첫 결과물이다. 공공옵티컬은 최근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교통사고가 많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횡단보도 앞 연석에 ‘스마트폰 정지선’을 설치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휴대폰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안전에 무관심해진 사람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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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많은 시각장애인분들이 점자블록이 사라지면 맨날 다니던 길도 생소하고 처음 오는 길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며 “제일 좋은 건 점자블록을 직접 설치하는 거지만 그래서야 비장애인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문제는 반복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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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 실종전단지 자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이씨는 “실종된 점자블록을 찾아 제보해 주시면 점자블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려면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은지 등 직접 만든 매뉴얼을 드릴 것”이라며 웃었다.
당분간 이씨의 목표는 올해 말까지 진행되기로 예정된 공공옵티컬의 팀프로젝트를 잘 끝내는 것이라고. 공공옵티컬로서는 올해 안에 세 개의 프로젝트를 하려고 예정해뒀기 때문에 9월쯤 세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올해 말 프로젝트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씨는 ‘공익 광고 제작자’가 꿈이다. 이씨는 “타겟이 정해져 있는 상업광고와 달리 공익광고는 모든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며 “사람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줄 수 있는 공익적 메시지를 담은 디자인을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