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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신2’ 박준수PD “춤신춤왕 정진운, 웃길지 몰랐다”[릴레이 인터뷰②]

김윤지 기자I 2016.07.12 06:50:00
[이데일리 스타in 한대욱 기자]Mnet ‘음악의 신2’를 연출한 박준수 PD가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지난 7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Mnet ‘음악의 신2’이다.

‘음악의 신2’는 이상민과 탁재훈이 LTE엔터테인먼트를 공동설립하고 탁재훈을 복귀 시키는 과정을 담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시즌1 이후 4년 만에 돌아왔다. 리얼리티와 가상이 섞인 독특한 콘셉트로, 그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지난 3월 온라인 콘텐츠로 시작할 당시에만 해도 정규편성은 미지수였다. 시청자의 호응에 힘입어 약 한 달여 만에 정규편성이 결정됐다. ‘프로듀스101’ 출신인 김소희와 윤채경, ‘18년차 연습생’ 이수민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걸그룹 C.I.V.A는 이름 탓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고, 음원까지 발매했다. 프로그램의 구심점인 이상민과 탁재훈은 지상파 출연정지가 해제됐다. 현재 예능인으로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중심에는 박준수PD가 있다. ‘UV신드롬’(2010), ‘음악의 신’(2012), ‘방송의 적’(2013), ‘엔터터이너스’(2104) 등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답이 나온다. 비주류 감성과 B급 유머라는 공통점을 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음악의 신’ 시즌1은 ‘레전드’로 꼽힌다. 연예계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던 이상민을 재기시킨 프로그램이다. 시즌2는 그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 숨 가쁜 일정을 마무리한 박준수PD를 만나봤다. (인터뷰ⓛ에 이어)

―‘음악의 신2’는 음악예능의 종말을 슬로건으로 했다. 그런데 이상민이 MBC ‘복면가왕’, Mnet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음악 예능에 출연했다. 아이러니다.

△시즌1 때랑 비슷하다. 그땐 오디션프로그램의 종말을 외치면서 오디션을 진행했다. 따지고 보면 비슷한 맥락이다. 주류를 욕하는 비주류다. 음악예능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이다. 그것에 반감을 느끼는 시청자를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출연자들도 대부분 비주류다. (이)상민이형과 (탁)재훈이형은 프로그램 시작할 때만 해도 지상파에 나갈 수 없었다. (김)소희랑 (윤)채경이도 ‘프로듀스101’에서 11등 안에 들지 못했다. 잉여인 사람들이 모여 대세를 얕보면서 스스로 위하는 웃기는 상황을 만든 거다.

―어쨌든 이상민은 이번에도 고마워 할 것 같다.

△내가 신세를 진 느낌이다. 충분히 바쁜 사람이지 않나. 다른 프로그램은 격주로 2회분을 녹화하는데, 우리는 2회 촬영하면 1회 분이 나왔다. 미안했다. 또 초반에는 재훈이형이 잘되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고. 어쨌든 재미있게 찍었다.

―나인뮤지스 경리가 LTE엔터테인먼트의 경리로 출연했다. 걸그룹 멤버이지만 망가지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웃음소리 자체가 웃기다. 경리가 웃으면 따라 웃게 된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들었는데, 정말 쿨하고 시원시원하다. 가식적으로 말을 골라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실제로 가은이와도 친해졌다.

‘음악의 신2’ 방송화면 캡처
―게스트들도 화제가 됐다. 특히 ‘춤신춤왕’ 정진운은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상민이형과 공통된 의견이었는데, 촬영할 때만 해도 ‘정말 재미있을까’싶었다. 보면 상민이형이 뒤에서 팔짱을 끼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안 웃긴데 어떻게 하지’란 얼굴이다. 방송분량도 줄이고 줄여서 나간 거다. 나 같은 경우는 다른 이유로 걱정됐다. (정)진운이가 보여주는 이른바 ‘웃는 광대’는 인터넷에서 예전부터 소비되고 있는 ‘조롱짤’이다. 이걸 다시 반복한다는 게 재미없지 않을까 했다. 그럼에도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진운이의 힘이다. 자신이 진지하게 가야 재미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부분이 프로그램 콘셉트랑 잘 맞아떨어졌다.

―게스트도 거침없이 희화화한다.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그 부분을 처음부터 물어본다. 괜찮은지 물어본다. 시즌1 때와 다른 게 그걸 쿨하게 받아들인다. 그 사이 독한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시대도 변했다. 자신의 약점이나 ‘흑역사’를 스스로 시원하게 말할 때 대중들이 쾌감을 느끼고, 나아가 호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다들 아는 것 같다. 크게 거부감이 없더라. 성형 이야기를 본인이 하는 게 아무렇지 않은 요즘 아닌가.

‘음악의 신2’ 방송화면 캡처
―일본만화 좋아하는 사모토군 등 ‘덕후’ 캐릭터를 패러디한 출연자도 눈길을 끌었다.

△보석 같은 분들이다. 출연자를 급히 구할 때 구인 글을 올리는 사이트가 있다. (백)영광이도 시즌1 때 그 사이트를 통해 만났다. 처음에는 영광이 같은 역할을 생각하지 않았다. 상민이형에게 매니저가 있으면 해서 ‘비호감이지만 너무 비호감은 아닌 사람’을 원했고, 그렇게 어렵게 영광이를 섭외했다. 사모토 군도 그 사이트에서 만났다. 개그맨인줄 알았는데 연기자였다. 스스로 준비도 많이 해오고, 굉장히 몰입해서 해줬다.

―이렇게 돋보인 이들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재훈이형의 활약상이다. 기대하는 바와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다. 상민이형이 자기 비하로 재미있게 이끌어 가니까, 재훈이형은 재치있게 장면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냥 말만 해도 재미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석에서 말을 하는 것과 연기로 푸는 것은 다르더라. 우리가 바라는 그림과 조금 달랐다. 뒤로 갈수록 발동이 걸렸다. 어느 순간 재훈이형 대사가 대본에서 사라졌다. 본인이 알아서 만들어가는 게 더 재미있어서 그랬다. 재훈이형은 철들지 않은 소년 같다. 상상력과 관찰력이 상당하다. 보호해줘야 할 것 같다.

―이혼처럼 금기시 되던 소재도 나온다. 후폭풍은 없었나.

△직접적인 항의는 없었다.

―시즌1 당시 고영욱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하차했다. 그의 이름이 대사로, 혹은 배경으로 반복해서 나왔다.

△‘음악의 신’에서 리얼리티는 중요하다. 고영욱이 4회까지 나오고 하차했지만 시즌1 때 주요 인물이었다. 상민이형과 재훈이형에게 고영욱은 어쨌든 인연이 깊은 사람이다. 입에 차마 담지도 못할 사람은 아니다. 고영욱을 굳이 넣어서 불쾌감을 주냐는 말도 있었고, 이혼이란 소재가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2명의 이혼남이 나오고, 첨참히 몰락한 친구를 둔 사람들이다. 예능프로그램이니까 그걸 유머에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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