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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 설계도 등 해킹..검찰에 수사의뢰

방성훈 기자I 2014.12.19 01:09:05

"아직까진 해커 소행인지 밝혀내지 못해..검찰과 내부조사중"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자료가 해킹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빛·고리원전 등에서 한수원 직원들이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협력업체에 공유하면서 부실한 내부 보안시스템으로 홍역을 치른지 불과 한 달여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이 때문에 한수원 내부 통제 및 보안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수원에 따르면 임직원들의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와 원전 설계도면 등이 해킹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수원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즉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개인정보와 설계도면이 외부로 유출돼 해킹 가능성을 열어두고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유출 자료는 개인신상정보, 월성 1호기 제어프로그램 교육용 해설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감속재계통 ISO도면 일부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들은 해커들은 15일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에 공개한 것들이다. 해당 블로그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자신들을 ‘Who am I’라고 밝힌 해커 그룹은 당시 블로그에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원전 반대’, ‘원전반대그룹의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은?’, ‘Who am I?= No nuclear power plan’이란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랍에미리트 왕세자에게 보낸 친서 공개’, ‘우리는 원전반대그룹! 끝나지 않은 싸움’, ‘원전반대그룹 국민친환경 건설자금 요구’, ‘원전반대그룹 12.12 쿠테타, 크리스마스 선물’, ‘원전 파괴전야 깜깜한 청와대, 어쩔까’등의 협박 글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위야 어떻든 이번 해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수원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원전 설계도면 등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한수원은 지난 10일 악성코드가 유포됐을 때 외부 이메일 계정을 통해 한수원 내부 망에 침투한 흔적을 확인했다. 실제 해킹이 발생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또 원전 관리에 위험을 초래할만한 중요한 정보 유출도 아직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한수원 관계자는 “유출된 개인신상정보는 10여년 전부터 불과 2~3년 전까지의 내용이 제각각 담겨 있다”며 “어느 특정 시점의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꼭 해커 소행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전 자료들을 합쳐 해킹이라고 주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해킹을 당한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며 “추가 정보 유출도 있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의뢰와 함께 자체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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