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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조작 밴드' 엔플라잉, '역주행' 후 처음 맞이한 봄[김현식의 서랍 속 CD]

김현식 기자I 2024.03.03 13:39:43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밴드 엔플라잉(N.Flying)이 2019년 4월 발매한 미니앨범 ‘봄이 부시게’(Spring Memories)입니다. 앨범이 발매되기 전 엔플라잉과 라운드 인터뷰로 만났을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봄이 부시게’는 엔플라잉이 ‘옥탑방’(Rooftop)의 음원차트 ‘역주행’으로 한창 주가를 높였을 때 발매한 앨범입니다. 엔플라잉은 연애 기억을 현실감 있게 그린 곡 ‘옥탑방’으로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차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죠. ‘노래로 없던 연애 기억도 떠오르게 한다’는 의미의 ‘기억 조작 밴드’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고요.

인터뷰 당시 멤버들은 “‘옥탑방’의 차트 역주행 덕분에 인정을 받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도 했다”는 말로 기쁨을 표했습니다. 이전까지 소속사(FNC엔터테인먼트) 지하 2층에 있는 한 평짜리 연습실을 썼는데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둔 이후 3층에 있는 넓은 프로듀서실을 쓸 수 있게 됐다며 웃어보이기도 했고요.

앨범에는 ‘옥탑방’을 비롯해 ‘봄이 부시게’(Spring Memories), ‘놔’(Leave It), ‘불놀이’(Flowerwork), ‘프리뷰’(Preview), ‘꽃’(Like a Flower) 등 다채로운 색깔의 팝 록 트랙 6곡을 수록했습니다. ‘옥탑방’을 싱글로 먼저 들려준 이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매한 앨범으로 타이틀곡은 신곡인 ‘봄이 부시게’를 내세웠습니다.

‘봄이 부시게’는 ‘옥탑방’과 마찬가지로 멤버 이승협이 작사, 작곡, 편곡을 직접 맡아 완성한 곡입니다. 달콤한 봄날을 함께했고, 때로는 예전의 봄을 그리워하는 씁쓸한 순간도 마주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반쪽이 되어 채워 나가는 따뜻한 연인들의 이야기가 곡에 녹아 있습니다. 아련한 봄날의 기억부터 눈이 부실 정도로 화창한 봄날의 풍경까지 모두 떠오르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다채로운 구성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이 곡을 소개하면서 이승협은 “봄이 인생의 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그 점을 고려해서 들으시면 더 다양한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짚었습니다. 김재현은 “곡을 들어주시는 모든 분에게 최고의 봄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고요.

앨범 수록곡 중에서는 ‘숨은 명곡’으로 소개하기에 손색없는 곡이 있습니다. 이승협이 작사, 작곡을 맡은 2번 트랙 ‘놔’인데요. 지우고 싶은 떠나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풀어낸 노랫말과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경쾌한 록 사운드가 만나 색다른 시너지를 낸 곡입니다. 이승협의 담백하면서도 감미로운 보컬과 유회승 특유의 시원시원한 보컬이 잘 어우러졌고, 랩 파트 또한 듣는 재미가 있는 곡입니다. 각종 음악플랫폼에서 타이틀곡 ‘봄이 부시게’ 다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봄이 부시게’는 엔플라잉이 베이스 담당 멤버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4인 체제로 활동할 때 낸 앨범이기도 합니다. 당시 엔플라잉은 훗날 새로운 베이스 담당 멤버가 합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는데요. 이듬해인 2020년 서동성이 베이스 담당 멤버로 합류하면서 지금은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승현(보컬·랩), 차훈(기타), 김재현(드럼), 유회승(보컬, 기타), 서동성(베이스)이 함께 밴드를 이루고 있죠.

엔플라잉은 지난해 팬송 ‘블루 문’(Blue Moon)과 리메이크 음원 ‘러버’(Lover)를 들려줬습니다. 밴드의 이름을 내건 정식 앨범으로 따지면 2022년 10월에 낸 미니앨범 ‘디어리스트’(Dearest)가 최신작인데요. 올해는 새 앨범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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