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는 금융 시스템에 거대한 유동성을 밀어 넣는다. 동시에 장기채권을 대량으로 매입한다. 장기채권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도 함께 낮아진다. 돈은 넘치는데 장기채권의 매력이 사라지니 은행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만기가 훨씬 더 긴 채권, 또는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위험한 자산을 찾아 나선다. 양적완화의 어두운 단면이다.
실제로 연준은 몇 차례 양적완화를 되돌리려고 시도했다. 그때마다 시장의 붕괴 조짐이 보이는 바람에 ‘돈의 수도꼭지’를 다시 열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연준은 300년 동안 늘었어야 할 화폐량에 맞먹는 돈을 두 달 사이에 찍어냈다. 미국 기업의 부채는 전례 없이 높아졌다. 이 부채는 복잡한 금융 상품으로 재포장돼 월가의 거대 은행들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저자는 “연준이 어려운 경제 용어들로 장막을 드리운 채 실제로는 매우 정치적인 의사결정을 집행했다”고 주장한다. 연준에 대한 미국 내 인식도 점점 냉정해지고 있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은 역대 연준 의장 중 미국인의 신뢰도가 가장 낮다. 연준의 결정은 우리의 일상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연준의 실체를 알아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