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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1시 55분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관중들은 일제히 귀갓길에 올랐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인파 물결이 일었고 물리적 충돌이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온 이모(21)씨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고 한다”며 “아까 올 때 보니까 내리막길 같은 곳은 요원들이 안전관리를 하고 있어서 이태원 참사처럼 사고가 날 것 같진 않다”고 안도감을 내비쳤다. 본무대에선 “광화문역은 혼잡할 것으로 예상돼 종각역, 시청역 등을 이용해달라”는 방송을 내보내 인파를 분산시켰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쓰레기 문제를 우려해 관계자들은 쓰레기봉투를 군중들에게 배포하며 쓰레기를 정리하도록 했고, 환경미화원들은 즉각 현장 정리를 시작했다. 파란색 대형 쓰레기봉투를 들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던 고모(20)씨는 “서포터즈인 것 같은데 경기가 끝나니까 쓰레기를 버리라고 주더라”며 “가져온 쓰레기는 여기에 다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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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역 안에서 질서 있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밀거나, 새치기를 하는 이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학생 A(23)씨는 “호루라기 소리도 ‘대~한민국’으로 들린다”며 “차례를 기다렸다가 돌아가면 되고,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웃었다.
대부분 관중들이 떠난 자리엔 여전히 여운을 느끼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흥을 분출했다. 다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오오오~” 응원가를 함께 부르기도 하며 외국인 관중들과 “예!”라며 서로 두 팔을 들고 하나가 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경기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지하철 2·3·5호선을 24일 오후 12시부터 25일 새벽 1시까지 상·하선 각 2회씩 총 12회 증회 운영한다. 광화문을 경유하는 46개 시내버스 노선의 막차시간은 광화문 출발 기준 오후 12시 30분으로 연장해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