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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중에 한명은 일생에 한번 겪는 두드러기[김수영 교수 피부칼럼]

노희준 기자I 2022.02.13 07:06:22
진료실에서 흔히 만나는 피부 질환에 대해 매주 다룰 예정입니다. 피부 질환에 대한 정보가 많지만 환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점을 위주로, 과학적인 근거를 곁들여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부과 전문의가 해설해주는 피부 질환 칼럼을 읽고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한 피부를 가지시기를 희망합니다

[김수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두드러기는 전 인구의 15-20%는 일생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경험한다고 알려진 흔한 피부 질환이다. 벌레에 물렸을 때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증상, ‘팽진 (wheals)’ 이 특징이다. 이는 피부가 매우 가려우면서 붉게 또는 흰색으로 부어오르는 것을 말한다. 간혹 눈이나 입술이 붓거나, 후두 점막이 붓는 경우 쌕쌕거림,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막부종을 혈관부종이라고 한다. 두드러기가 피부 진피층의 일시적인 부종이라면, 혈관부종은 좀 더 깊은 층의 진피나 피하 조직에 부종이 발생하여 나타난다. 두드러기와 혈관부종은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각각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임상적으로 두드러기는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는데, 6주를 기준으로 6주 이상 두드러기가 지속하는 경우 만성 두드러기로 분류된다. 급성 두드러기는 벌레 물림, 음식이나 약물, 백신 접종, 바이러스 감염 등의 원인으로 나타나며 쉽게 치료된다. 반면, 만성 두드러기는 원인을 찾기가 어려워 환자의 일상 생활, 환경, 음식물, 두드러기가 유발되는 상황 등에 대한 조사와 자가면역성에 대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약 50%는 1년 안에 증상이 소실되며, 65%는 3년 안에, 85%는 5년 안에 증상이 사라지며,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두드러기 발생 기전에 있어 주인공은 우리 몸의 비만세포와 호염기세포이다. 이들 세포에서 히스타민을 포함한 여러가지 화학매개체들이 유리되면 피부의 미세혈관이 확장되고 투과성이 증가하여 혈관으로부터 단백질이 풍부한 삼출액이 피부 진피층으로 새어 나와 부종이 발생한다. 히스타민 등의 화학매개체에 의해 가려움증, 홍반 등의 증상이 유발된다.

두드러기는 발생요인에 따라 ‘물리적 두드러기’라는 범주로 분류하기도 한다. ‘피부묘기증’은 피부를 긁은 후 수 분 내에 긁은 부위를 따라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인구의 1.5-4.2%에게 나타나며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 치료를 하게 된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과도한 운동, 뜨거운 목욕 등으로 심부체온이 약 1도 상승할 때 두드러기가 유발되는데, 전체 두드러기의 5-7%를 차지한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임상적으로 1-2mm의 아주 작은 팽진과 주변에 1-2cm의 홍반 발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몸통에 많이 나타나며, 가려움증, 따가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추위에 의해 유발되는 두드러기도 있다. 이를 ‘한랭두드러기’라고 하는데 찬공기, 찬물, 얼음에 노출되면 두드러기가 나타나고 노출 후 체온이 오를 때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 빈맥, 두통이 동반되고 전신이 한랭에 노출되는 수영, 냉수욕 시에는 사망할 수도 있다.

만성특발두드러기는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70-80%에서 각종 의학적인 검사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 붙이는 경우에 진단된다. 갑상샘질환, 백반증,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어 관련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두드러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밝힌 뒤 이를 중단하거나 피하는 것이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을 위주로 치료하게 된다. 음식물 알레르기가 의심될 때는 비교적 자주 두드러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들(생선, 조개, 새우, 돼지고기, 마늘, 양파, 토마토, 딸기, 메론, 견과, 땅콩, 치즈, 우유, 계란)을 치료 중 제한하도록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보다 음식물에 의한 영향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진료실에 내원한 환자들에게는 통상적으로 환자 본인이 알고 있는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 정도만 피하도록 설명한다.

두드러기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는 항히스타민제이다.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나른함, 졸음, 입마름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운전 시 주의하도록 설명한다. 급성두드러기가 전신에 심하게 발생하거나 후두부 부종으로 호흡곤란이 있다면 응급실에 내원하여야 한다.

만성두드러기 환자에서도 항히스타민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많은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약을 먹으면 두드러기가 들어가는데 약을 끊으면 증상이 발생하는 현상이 지속된다고 말한다. 두드러기가 지속된다면, 발생할 때만 약을 복용하는 방법보다는 일정기간 매일 꾸준히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만성두드러기 환자들에서는 더운 목욕이나 과도한 운동 시 주의해야 하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모 소재나 담요, 음주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치료제로 오말리주맙 (omalizamab)이라는Total IgE 에 대한 항체가 생물학 제제 주사로 허가되어 한달에 한번 주사하는 용법으로 효과가 높아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

많은 사람들이 일생에 한번은 겪는 두드러기의 다양한 유발원인과 기전, 경과와 치료법에 대해 이해한다면 언젠가 두드러기가 나타났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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