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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짓누르는 '금리인상 우려'…6월에도 박스 갇히나

이지현 기자I 2021.05.28 00:10:00

이주열 한은 총재 발언에도…시장 "올해 아냐"
앞으로 봐야할 건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스피가 3100선에서 지루하게 횡보하고 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3209.43으로 최고점을 갈아치운 이후 11거래일째다. 투자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을 수정하며 3700선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조정국면 타개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마저 이날 금리 인상 시점이 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해서다. 하지만 시장은 잠시 요동쳤을 뿐 다시 안정적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발언인 만큼 시장에 충격요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 한은 총재 발언 증시 충격 ‘미미’


27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상향하는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놨다. 지난 전망(3.0%)보다 1.0%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3.7~3.8%)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날 이주열 한은총재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연시키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시점이 훨씬 더 당겨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큰 폭의 오르내림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9%(25.16포인트) 하락한 3143.27까지 내려갔다. 이후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3173.03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결국 전 거래일보다 0.09%(2.92%) 빠진 3165.51로 하락마감했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어차피 말은 할 수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거라는 걸 시장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속도가 가팔라지고 물가상승률도 계속 올라가는데다, 가계 대출마저 빠르게 늘어난다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현재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투자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않는 한 빠르게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게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코로나 전개 상황 등을 좀 더 지켜볼 인내심을 발휘할 것 같다”며 “연내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 연말로 갈수록 소수의견이 부각되고,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우상향 인플레·테이퍼링에 달렸다

이제 관심은 6월로 쏠린다. 앞으로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를 견고한 기간조정 국면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6~7월엔 주가가 다시 뛸 것으로 전망했다. 박석현 팀장은 “인플레 사이클이 예상했던 데로 2분기 고점을 확인하고 둔화하는 사이클을 확인하면서 여기에 따른 긴축 우려감이 조금 흡수되고 나면 주식시장이 다시 위쪽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며 “그 시점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2~3개월 순환매 상황 속에서 주도업종이 가려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석 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확정될 때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8~9월쯤 테이퍼링이 확정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증시가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관망해야 할 때다. 그렇다고 시장을 떠나면 안된다”며 “코스피 전망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만큼 현금 비중을 20% 정도로 하고 있다가 빠지면 더 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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