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릴레이 인터뷰]②‘문제적남자’ 이근찬PD "출제 비결, 며느리도 못 알려줘"

[이데일리 스타in 한대욱 기자]이근찬PD가 최근 CJ E&M 사옥에서 진행된 이데일리 스타in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여자, 대본, 성우.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 없는 것 3가지다. 일반적인 퀴즈쇼는 성우가 문제를 내고 MC가 답을 알려준다. ‘문제적 남자’는 제작진이 그 역할을 한다. 남자로만 구성된 출연자들은 문제 풀이에만 집중한다. 문제의 답을 찾는 것도, 푸는 과정도 중요하다.

지난해 2월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어느덧 tvN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시청률은 2~3% 대로 고른 편이다. 일요일 심야 시간대 편성이란 점에서 선전이다. 낯선 콘셉트에 “4회를 넘기기 힘들 것”이란 자체적인 예상(?)도 있었지만, 어느덧 70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이근찬PD를 만났다. (인터뷰①에 이어)

―‘문제적남자’의 핵심은 역시 문제다. 어떻게 준비하나.

△음…. 며느리에게도 알려줄 수 없는 양념장과 같다. (웃음) 우리끼린 기업 비밀이라고 한다.

―한국퍼즐퀴즈협회, 코리안보드게임협회 등이 도움을 줬다고 자막으로 나오던데.

△도움을 받고 있다. 문제 유형에 따라 자문단이 다르다. 문제를 의뢰할 때도 있고, 검수를 받기도 한다.

―게스트에 따라 문제 난이도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쉽지 않다. 제작진도 풀잇법을 숙지해야 하는데, 다 풀어보나.

△힘든 과정이다. 방송에는 5~6개의 문제가 나온다. 실제로 녹화 때는 10개 정도의 문제를 푼다. 좋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출연자들이 풀 때 느낌이 다른 문제도 있고, 쉽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준비할 때는 5배수의 문제를 풀어본다. 문제만 관리하는 친구도 있다. 방송에 보면 음식물을 먹고 있는 출연자의 모습이 종종 나오는데, 문제를 풀다가 당이 떨어져서 그런 거다. ”몸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 녹화만 오면 정신을 놓는다“고 투덜거리는 매니저도 있었다. 녹화 시간 길이가 똑같아도 ‘문제적 남자’가 특히 지친다고 하더라. 다른 예능프로그램처럼 순발력 있게, 재치 있게 말로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문제를 푸는 거라 쉽지 않다. 이렇게 출연자도 기진맥진해 하는데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보통 예능프로그램 회의라고 하면 이런저런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시끌시끌하게 회의를 한다. 우리는 앞에 조금 떠들고 머리 싸매고 문제를 푼다. 출연자들처럼 간식도 많이 먹는다. 우리 프로그램에 들어오면 살찐다고 하더라. 우리가 문제를 풀어서 쉽게 풀리면 빼버린다. 그렇게 난이도를 조절해서 문제를 추려낸다.

3시간 10분으로 역대 최장 문제 풀이 시간을 경신한 ‘100인의 죄수 모자 색깔 맞추기’ 문제. ‘문제적 남자’ 방송화면 캡처.

―제작진 모두 이런 문제 풀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문제적 남자’가 일반적인 예능프로그램과 다르긴 하다. 문제 풀기를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렇게 문제를 풀다보면 치매는 걸리지 않을 거란 마음이다.

―편성 시간대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일요일 심야 시간대 방송이라 부담스럽다는 시청자도 있다.

△목요일에서 일요일로 지난해 8월 방송 시간을 바꿨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고, 또 집중해서 봐야하는 프로그램이라 고민은 있었다. 그렇지만 생각을 바꿔봤다. KBS2 ‘개그콘서트’가 주말을 마무리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다른 즐거움을 주는 우리 프로그램은 월요일을 준비하는 워밍업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하고.

―주 시청자는 40대 여성이란 점이 의외다.

△막연하게 남성들이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여성 시청자 반응이 좋다. 2030대 여성 시청자는 멤버들의 ‘케미’를 본다면, 중장년층은 자녀에 대한 고민이 있어서 봐주시는 것 같다. 학구열 높은 지역에서 이 프로그램을 선호한다고 한다더라. 자녀들이랑 같이 본다고 들었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멤버들이다. 자극이 된다고 하더라.(인터뷰③으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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